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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 - 조혜전

조혜전

원고지다

 

불 켜진 창마다

 

언어가 사는,

 

불 꺼진 창마다

 

언어가 숨는

 

소설이다

 

시다

 

△짧은 시 속에 고층아파트 숲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숲속에 살면서도 숲을 보지 못하고 콘크리트 벽에 새긴 아파트 이름과 동을 표시하는 숫자만 읽곤 했었다. 그 속에서 살고 있을 사람은, 아니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가끔 새벽에 나보다 먼저 불이 켜진 아파트를 보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일 거라고 내 자신에게 응답했었다. 이 시를 읽으면서 고층아파트 창문을 바라보니 네모난 창문이 원고지 같았다. 그런데 그 속에 언어가 살다니요. 놀랍습니다. 불 꺼진 창은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행동하는 언어가 숨어 있다니요. <시인 이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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