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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담긴 전북 역사와 문화, 사람과 사물

고하 최승범 시인,  출간

400 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향교. 그 안 명륜당에는 수령(樹齡)이 500여 년 된 소나무가 있고, 그 곁에 잣나무가 있다. 학문하는 사람들은 송무백열(松茂栢悅) 해야 한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풍경이다. 송무백열이란 소나무가 무성함을 잣나무가 기뻐함, 즉 벗이 잘됨을 기뻐한다는 뜻이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서로 기뻐한다는/ 송무백열 그대 혹 들어보셨는지 전주향교/ 명륜당 왼편 뒤뜰에 가 보시라//한겨울 추위련데 나란히 나란히/ 서로가 서로를 살펴 푸를 청청/ 하늘도 꿰뚫어 치솟은 세찬 기운 아닌가’( ‘소나무와 잣나무’ 중)

고하 최승범 시인은 ‘소나무와 잣나무’ 시를 통해 이 풍경과 의미를 그대로 그렸다.

그가 최근 2년간 전북의 역사와 문화, 사람과 사물을 시로 풀어낸 것이 무려 100편이다. 이를 모아 열두 번째 시집 <신전라박물지> (문학들)를 냈다.

‘봄 여름 갈 겨울 생각하면/ 붕어섬 지느러미 너울너울 흔들며/ 사철을 마냥 챙기고도 모자랄 것 없겠다’( ‘붕어섬’ 중)

‘장군목토종가든 물러가며/ 다슬기탕 비결 챙기자 이 고장 이어온/ 순창의 인정 탓 아니겠냐며 허허 웃는다’( ‘다슬기탕 이야기’ 중)

‘붕어섬’, ‘망해사’, ‘무성서원’, ‘임피역’, ‘귀신사’ 등 흔적이 희미한 삶의 터전부터 ‘다슬기탕’, ‘물미나리’, ‘탱자’, ‘은행알’ 등 맛있는 이야깃거리는 몰입을 더한다.

최 시인은 수록된 작품들을 ‘잡시’라고 칭했다. 그는 “내 딴엔 잡동사니 시를 내세운 것”이라며 “다시 생각해도 잘 짚었다는 생각이고, 애정이 돋기도 한다”고 말했다.

1931년 남원에서 태어난 최 시인은 1958년 <현대문학> 으로 등단했다. 시집 <난 앞에서> 와 수필집 <한국수필문학연구>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정운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고하문학관 관장,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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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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