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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제 해법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찾다] (상) 조선업 무너진 지역경제 '미래차'로 살려

스웨덴 인구50만 명 규모의 지방도시 예테보리 주력산업 전북과 닮은 꼴
수도가 아니면서 연기금 본부소재, 조선업 쇠퇴와 미래차 산업에 올인 등도 판박이
예테보리는 조선업 폐쇄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전기자동차 산업 메카로 부상
유럽의 고질적인 저출산에도 인구 폭발적 증가 추세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운행하는 볼보 전기버스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운행하는 볼보 전기버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지방분권의 모델이기도 한 스웨덴 예테보리는 많은 부분에서 전북과 닮아있는 곳이다. 예테보리는 과거 조선업의 몰락으로 경제위기를 겪었고, 수도가 아님에도 연기금본부가 위치해 있다는 점이 전북과 매우 유사하다. 예테보리는 전주시가 지향하는 생태도시로도 이름이 높다. 또한 전북도가 추구하는 미래자동차 산업의 메카로도 불린다.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스웨덴 예테보리의 사례를 통해 전북경제의 해법을 찾는 한편 지방분권 시대 발전모델을 제시해본다.

예테보리는 스웨덴 조선업의 중심지였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예테보리에 있는 골리앗크레인은 스웨덴 제조업의 상징으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1980~9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에게 수주물량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지역경제는 급속도로 황폐화됐다.

조선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긴 이후 45만 명이 넘던 예테보리 인구는 2만 명이 빠져나갔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위기를 맞은 전북과 비슷한 모습이다.

예테보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20여년 만에 첨단생태도시로 탈바꿈한 데에는 강력한 지방분권과 규제완화의 힘이 컸다.

지방분권 기조에 힘을 받은 지자체 단체장은 산업구조 개편에 올인했다.

스웨덴 정부와 예테보리시는 조선업을 대체할 산업을 모색했다. 7년간의 격렬한 논의 끝에 1996년 차세대 자동차산업이 선정됐다.

예테보리는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장밋빛 청사진에 주목하기보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작업에 당장 착수했다.

예테보리는 문을 닫은 조선소 자리에 미래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클러스터(린홀드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했다.

중앙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스웨덴 정부는 지자체가 제안한 사업이 성장성이 확실하다고 판단해 관련 규제를 풀어줬다.

법적 근거가 필요할 때는 일사천리로 법을 개정하거나 새로 만들기도 한다.

볼보, 스카니아, 레노바, 쉥커 등 자동차 기업들은 지역 대학인 찰머스공과대학과 예테보리대학, 예테보리IT대학과 산학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자체는 미래 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 유치와 산학협력 계획이 빠진 미래자동차 산업은 무의미하다는 반증이다.

예테보리에서 생산하는 미래차가 대형트럭과 같은 상용차라는 점도 전북이 벤치마킹해야할 부분이다.

예테보리의 실험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 산업을 추진하려다 각종 규제와 부처 이기주의에 발목을 잡힌 우리나라에게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미래차 산업은 예테보리의 일자리와 경제를 구성하는 중추로 성장했다.

예테보리 시내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도로교통청·교통공사·볼보자동차가 세계 최대 규모 자율주행 도심 운행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운전자가 없는 볼보의 SUV차량 XC90은 시속 50㎞로 도심을 주행할 수 있다. 예테보리에서는 자율주행 쓰레기차가 쓰레기통을 비우는 수준까지 왔다.

조선업 몰락 이후 감소하던 예테보리 인구는 미래자동차 산업이 궤도에 오른 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테보리시는 오는 2030년에 인구 73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안지역을 주거지역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예테보리와 비슷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전북경제가 후퇴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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