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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심사평] 당선작 ‘한 걸음’

심사위원 : 전정구 문학평론가
“여러 감각 동원해 통합적으로 서술하고 표현”

전정구 문학평론가.
전정구 문학평론가.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작품은 30편이었다. 3편을 응모한 사람이 4인이고 나머지 9인은 2편씩 응모했다. 응모자들의 나이는 중년층 이상인 것으로 판단되었고, 일상적인 생활경험을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글쓰기의 수준은 높은 편이었다. 소재를 다루는 솜씨와 그것을 문학적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자연스러운 서사적 진행에 초점을 맞추어 최종심 대상으로 3편의 작품을 선별했다.

‘속긋을 긋다’와 ‘붉은 잠망의 시간’과 ‘한 걸음’은 글쓰기의 내공이 느껴지는 수작(秀作)들이다. 이 3편 모두 사물에 대한 감각과 자신의 경험을 통합하여 서술하는 능력, 글의 속도감과 긴장감, 서사적 진행의 자연스러움, 어휘 활용의 적절성과 소재를 풀어내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세 응모자의 또 다른 작품들도 당선작을 선정하는데 참고했다. 응모자 작품들을 면밀하게 다시 읽고 문학적 역량과 작가적 발전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한 걸음’을 선정했다. 이 작품을 응모한 사람의 작품이 다른 두 명의 응모작들에 비해 글쓰기의 정치함과 감성적 호소력의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 걸음’은 소재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여 언어로 풀어내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특히 뇌경색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화자-딸이 “힘을 모아 한 걸음 한 걸음 엄마의 숨결을 향해 발을 옮”기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현재의 입장-상황에서 ‘고향의 풍경과 어머니의 숨결’을 여러 감각들을 동원하여 통합적으로 서술하고 표현하는 솜씨가 수준 이상이었다. 정제된 문장구성과 언어구사 능력도 뛰어난 편이었다. 고향의 실체가 사라져가는 시대에 ‘어머니와 고향을 감각적 이미지’로 부활시켜 향수감을 자극한 점도 ‘한 걸음’이 지닌 미덕이다.  

‘멈춤과 쉼, 그리고 여유’를 되새기며 ‘실존(實存)의 깊은 의미’를 진지하게 성찰한 이 응모자의 또 다른 작품인 ‘초짜드막(잠깐 동안)’도 ‘한 걸음’을 당선작으로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지닌 작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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