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의대 교수가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지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됐다.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및 통제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이러한 강력 범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9월 헌법재판소에서 정신질환자의 인권문제를 초래한 정신보건법 제24조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보호의무자 2명과 전문의 1명의 동의 하에 정신질환자를 보호 입원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은 환자의 신체상 자유 등을 침해하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정신질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2017년 5월부터 입원 절차는 까다롭게, 퇴원은 쉽게 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됐다. 정신질환자의 입원에 동의하는 전문의의 수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이들 2명은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 소속된 전문의여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하지만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서 강력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조현병·조울증 정신질환 범죄자 수는 9027명으로, 지난 2013년 5858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들의 재범률은 66.3%로, 전체 범죄자 재범률 46.7%를 훨씬 웃돌았다.
전라북도의 경우 중증 정신질환자 수는 7400여명에 달하지만 등록·관리중인 환자 수는 3200여명에 불과하다. 절반이 넘는 4200여명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들은 도와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체계적인 관리와 재발·재입원방지를 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신질환자 가운데 고위험군 환자라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집중관리를 받으면 범죄 등 우발적인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의사를 숨지게 한 정신질환자도 퇴원 뒤 치료가 중단된 상태였다.
중증 정신질환자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선 의료계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외래치료명령제를 시행해야 한다. 또 선진국처럼 사법기관에서 고위험군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입원시킬 수 있는 사법입원제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환자의 인권보장과 함께 무고한 사람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구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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