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덕진공원 인근에 놀이터 조성 계획…주민 반대 '난항'
주민들 “시끄럽고 털 날려…다른 지역에 만들어야”
반려동물 인구 1000만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전주시가 추진 중인 반려동물 놀이터가 님비(NIMBY)현상에 표류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 전주 덕진공원에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전주천변로와 근린공원 등이 많이 있지만 반려동물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해서다.
시가 점찍어둔 부지는 7000㎡(2100평)가량으로 전북대학교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갈라지는 길목으로 그동안 대형 차고지로 사용되다 현재는 방치되고 있다.
예산 5억4500만원이 투입돼 반려견용 울타리와 놀이기구, 포토존, 휴식공간, 화장실 등이 설치될 예정인데, 놀이터 개소 시 운영은 매주 화요일에서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운영시간도 정해놨다. 시설 관리를 위해 노인일자리 인력 3명도 배치된다.
하지만 시의 이러한 정책에 털날림과 소음 등을 이유로 인근 주민의 반대가 극심, 사업이 1년 넘게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화마을 신기섭(67) 통장은 “어디엔가는 분명히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주민 상당수가 반려동물 놀이터가 생기면 털이 날리고, 냄새가 날 것으로 우려한다”며 “여기에 인근에 故 최명희 작가의 묘와 왕릉도 있어 반려공원의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송영진 전주시의원은 “반려공원은 인구가 많은 쪽에 만들어져야 한다. 반려공원을 만들려면 혁신도시와 에코시티 등에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공원도 많다. 이곳을 활용해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가 현재 점찍어둔 연화마을 인근의 부지는 반려공원이 생기더라도 반려견 카페, 동물병원, 용품점이 들어와야 하는데 공간도 부족하고 사람들의 접근성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마을 반대에 시는 다른 지역의 반려공원 부지를 찾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연화마을 주민들을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타 반려공원 부지를 찾는 부분도 검토를 하겠지만 일단은 연화마을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인식해서 그런지 반대가 만만찮다.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물보호 단체인 동물을 위한 행동 박정희 대표는 “반려놀이터·공원 등이 설립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반려인들은 기본적인 에티켓을 갖춘 사람들”이라며 “반려공원을 유치하는 마을은 새로운 문화·사업적 컨텐츠가 생기는 것이고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조건 적인 반대보다, 소비패턴과 반려공원 등의 분석을 통해 반려인들을 이해하려는 생각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에는 남원 요천생태습지공원 애견놀이터, 임실군 오수의견관광지 내 애견놀이터 등 2곳의 반려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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