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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 - 서성자 장편동화 ‘돌 던지는 아이’

차별없는 세상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 용기

17년 전, 직장에서 퇴직한 나는 평생교육원의 동화창작교실을 찾아갔다. 그 곳에서 지금까지 함께하는 글벗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서성자 작가이다. 같이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전북일보 신춘문예도 작가가 당선된 다음 해에 내가 되었으니 우린 참 특별하다.

서성자 작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긍정적이고 배려심이 넘친다. 어떤 상황에서도 칭찬거리를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특히 작고 여린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존경스럽기만 하다.

장편동화 <돌 던지는 아이> 의 몽개도 마찬가지이다. 몽개는 노비라서 동생 몽이를 잃었고, 노비라는 이유로 누나 유월이를 떠나보내야 했다. 하지만 주인 집 도령 지상이의 도움으로 글을 배워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아프게 겪어야만 했던 몽개는 신분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능력으로 인정받는 세상을 꿈꾼다. 사람들은 신분의 벽을 깨자는 만적의 말에 새알로 벽치기가 아니냐고 묻는다. 그 때 몽개가 나서서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사람들은 거기에 벽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살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알이 깨진 흔적을 보면 사람들은 그게 벽인 줄 알게 될 거예요. 돌도 던져 봐요. 던진다 던진다 생각만 하지 말고, 던진다 던진다 말만 하지 말고, 진짜로 돌을 던져 보자고요.”

아마도 몽개의 이런 말은 세상을 향해 외치는 작가의 마음이었으리라.

<돌 던지는 아이> 는 고려 시대 최충헌의 사노비 만적이 여러 노비들과 함께 봉기를 일으킨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역사시간에 시험 공부하느라 외웠던 ‘만적의 난’을 생생하게 살려내었다. 만적, 효삼이와 같은 이름을 우리가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역사 속 만적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작품 <돌 던지는 아이> 에서는 몽개에 의해 살아나 진주 노비들의 난에서 활약한다. 양반의 아들 지상이가 준 조각도로 몽개가 자신과 만적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이 또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 낸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작가의 말처럼 여전한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몽개처럼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아니, 그보다 먼저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더 애쓰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장은영 동화작가는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 <내멋대로 부대찌개(공저)> , <책 깎는 소년> 이 있다. <책 깎는 소년> 은 2018년 전주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지역의 역사를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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