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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단대제 봉행 100주년 기념행사, 진안 화양산서 열려

‘황단대제’가 지난 27일 진안 주천면 대불리 화양산 정상에서 봉행됐다. 황단대제는 1919년 고종 황제가 승하하자 수당 이덕응(1866~1949)이 순종에게 윤허를 받아 제자들과 단을 설치하고 음력 초하루와 보름을 기해 한 달에 두 번씩 망곡하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100년 동안 해마다 음력 8월 그믐날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 왔다.

덕흥 대원군의 후손인 이덕응은 연재 송병선의 제자로 궁내부 판임관에 제수되어 고종의 총애를 받았지만 1910년 국권이 상실되자 낙향, 인재 양성(300명가량)에 힘썼다. 그러던 중 고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제자, 후손, 유림들과 뜻을 모아 3년 동안 황단제를 올리며 국태민안을 기원하고 자주독립 의지를 다졌다. 당시 황단제엔 전주·군산·익산·완주·논산·대전은 물론 서울과 부산에서까지 유림들이 발걸음을 했으며 모여든 사람들은 옥황상제, 공자, 고종황제를 각각 천극, 지극, 인극 이른바 3극으로 받들며 제를 지냈다.

이덕응은 순종에게 삼극사로 임명받았으며 그 증표로 고종 황제의 어진을 받들고 돌아와 전라북도 진안과 금산 지역 내 사방 100리 7곳에 황단을 세웠다. 주천면 대불리 화양봉, 무릉리 선암봉, 신양리 제천봉, 정천면 갈용리 천황봉, 충남 금산군(당시 전라북도, 1963년 충남 편입) 두문봉, 파초봉, 유제봉이 그곳이다. 지금은 주천면 화양산 황단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없어졌다.

지난 27일 황단제는 130명가량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제례는 유림, 제자, 후손은 물론 관내 각 기관·사회단체장 및 직원들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선 전통 방식대로 정오를 기해 쌀과 생고기 등이 제물로 진설되고 제례는 성인 예에 따라 진행됐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는 △이석(고종황제 마지막 황손) △송석오(수당 이덕응의 제자 후손) △송제호(용담향교 유림) 씨가 각각 나섰으며, 집례는 박경태, 찬창 안기현, 축관 김병태, 알자 박찬국, 존폐 박봉렬, 봉향 조수행, 봉로 이근우, 봉작 안정치, 전작은 김만춘 씨가 맡았다.

황단대제는 10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으나 제례일 당일엔 단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아 화양산 정상에서 순조롭게 제를 지낼 수 있었다고 전해지며 유림들은 이를 천우신조라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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