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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분권의 '지방자치' 시대] ⑩ 청주시 통합 비하인드 스토리 - 통합 청주시 실무자에게 듣는 청주·청원 통합 과정

전주·완주와 비슷한 인구 규모와 역사
청원군내 반대 심해 통합추진 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
민주당 차원에서 통합 공약 내걸고 민관차원의 협력체계 구축
꾸준한 대화의 장 마련과 보수진보 균형 잡힌 지역 내 분위기도 한 몫

차영호 청주시 도시재생기획단장(왼쪽)과 임헌석 상생협력담당관.
차영호 청주시 도시재생기획단장(왼쪽)과 임헌석 상생협력담당관.

청주청원은 전주완주와 역사적으로 한 지역이었다는 점과 비슷한 인구규모, 광역시를 배출하지 못한 광역거점도시라는 점에서 닮아있다. 통합논의도 같은 시기에 촉발됐으며 추진과정도 동일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청주청원은 4수 끝에 통합을 이뤄낸 반면 전주와 완주는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남아있다. 행정구역통합이 무조건적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청주의 사례에 비춰볼 때 실보단 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이뤄낸 청주청원 통합 또한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실제 통합추진에 참여했던 공직자들의 풀어낸 뒷이야기를 통해 전주완주 통합논의를 반추해본다. 인터뷰에는 청원군 측 입장에서 통합 실무자를 맡았던 차영호 청주시 도시재생기획단장과 현재 청주청원 상생업무를 총괄하는 임헌석 상생협력담당관이 참여했다.

 

-전북과 비슷하게 추진됐던 청주청원 통합이 어느덧 만 5년차를 넘겼습니다. 이번에 통합 청주시를 찾은 것은 실제 통합논의에 참여했던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자하기 위함입니다. 행정통합 실무자로서 많은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차영호 단장=“제 입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통합논의를 관에서 주민주도로 전환했던 것인데요. 당시 전주완주도 마찬가지였지만, 청주와 청원통합에 있어서 청원군민의 반대는 물론 군의회의 반대로 논의조차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청원군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조차 내심 통합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통합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고요. 그러다 당시 군수님이 네 번째 통합추진담당자로 저를 지목하신 거예요. 막상 일을 맡고나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청주와의 통합에 앞서 군민 간 입장차로 지역사회가 정서가 아주 혼란스러웠죠. 설득작업에도 나서봤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통합찬성입장이든 반대 입장이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구를 조직하고 각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군민들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6개월간은 대화는커녕 싸우기에 바빴죠. 서로가 서로를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대상으로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반대 입장 주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이 자리는 통합의 도구가 아닌 진짜 청원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이라고요. 반대를 하더라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한다고 했는데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이성적인 대화가 오갔고, 통합을 하되 청원군의 피해는 없는 방향이라는 틀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상생협의안도 옛 청원군민들의 집단지성의 결과물입니다.

 

통합 청주시와 충청광역도시권역.
통합 청주시와 충청광역도시권역.

-청주청원 통합도 이루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타 지역에서는 그 과정에 대해 잘 모릅니다. 간략하게 과정을 설명해주신다면.

차영호=주민의 힘으로 이뤄낸 청주청원 통합은 정말 처음엔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많았어요.

두 지자체의 통합은 1994년과 2005년, 그리고 2010년 3차례 시도됐지만 번번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3차에서도 역시 군의회가 만장일치로 반대했죠. 그러다가 2012년 4번째 주민투표에서 극적인 통합이 이뤄져 18년 만인 2014년 7월 1일 통합청주시가 출범하게 됐습니다.

 

-통합을 추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과 통합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차영호=신뢰를 쌓는 일이었지요. 앞서 충북도조차 통합을 좋아하지 않었어요 과거 2차례(1차·2차)의 통합논의에서 충북도의 재정 및 경제가 통합시로 집중되어 기타 시·군의 발전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이죠. 청원군 역시 청원시 승격을 바라보다 찬성쪽으로 생각을 돌렸어요, 그러나 여전히 청원군의회와 일부 시민단체는 반대 의견을 견지했죠. 그 이유로는 관할구역(면적 970㎢) 관리의 어려움, 행정서비스의 비효율성(도시행정으로의 치우침) 초래, 청원지역으로의 혐오시설 증가, 농촌지역에 대한 지원 혜택이 없어질 가능성, 각종 세부담 증가 우려 등 다양했습니다. 또한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과 오송신도시 개발 등에 따라 잠재적으로 청원군만의 자치능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했어요.

그러나 통합으로 불러올 수 있는 지역발전 효과가 더 클 것임이 자명한 상황에서 더는 지체할 수 없는 것이 행정구역을 합치는 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청원군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전장치’마련에 들어갔습니다. 혐오시설을 절대 청원지역에 하지 않겠다. 농민 혜택은 청원군 시절보다 더 돌아가도록 하겠다. 도시행정이 아닌 종합행정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상생방안에 담았고 특별법과 조례에 반영토록 했습니다. 청원군민의 피해가 없을 것이란 구체적인 약속이 제시된 것이죠. 여기에 충청지역의 특징인 보수 진보 지지율이 비슷하다보니 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본래 지역민들 정치지향점도 다양하다보니 통합 후 이견을 모으는 데도 용이했다고 봅니다. 또한 당시 청원 군수님의 결단과 군의회의 의석감소를 방지한 것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청주청원 통합은 전주완주 통합처럼 청원군민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한 바 있다.
청주청원 통합은 전주완주 통합처럼 청원군민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한 바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임헌석=일단은 ‘청원배려’정책의 완성과 특례시 추진이 이어져야한다고 봅니다. 상생협약은 이제 대부분 추진이 완료됐습니다. 특히 농민들의 보조금 지원도 청원군 시절에 못지않게 보장해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통합 청주시의 규모 확대에 따른 충북권내 불균형 발전 우려를 종식시킬 대안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거점도시의 발전이 충북 전체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셈이지요.

차영호=실제로 통합 이후 청원지역 발전은 물론 충북은 앞서 충청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전충남에 비해 적었지만, 이제는 통합 청주시를 필두로 인근 도시와의 연계 및 효율적인 기능 배분 등이 가능해졌습니다. 대전광역시, 세종시와 대등한 입장에서 상생발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고착해야합니다. 그리고 청주는 통합을 기반으로 광역시를 배출하지 못한 거점도시로서 특례시로 지정된다면 성장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 봅니다.

 

-통합을 먼저 이룬 입장에서 행정구역통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임헌석·차영호=행정구역통합이 무조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는 자신하지 못하지만, 확실한 것은 점점 효율적인 지방자치가 절실해지고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생활권역임에도 행정구역의 차이로 발전이 더디다면 거점도시로서의 기능도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주와 완주도 원래 한 지역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인구 규모와 경제규모도 청주청원과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히 행정구역통합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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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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