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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4월 개학'] (상) 가정·학교 후폭풍

건강 위한 결정이지만…
부모·아이·교사 ‘코로나19 피로감’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개학을 4월 6일로 세번째 연기한 가운데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텅빈 교실에 홀로 앉아 학사일정을 살피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개학을 4월 6일로 세번째 연기한 가운데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텅빈 교실에 홀로 앉아 학사일정을 살피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로 사상 첫 ‘4월 개학’을 맞게 됐다. 감염 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임을 공감하지만, ‘5주 개학 연기’ 후폭풍은 상당하다. 가정은 장기화된 방콕 돌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교육현장은 급변하는 학사일정 수습에 분주하다. 수입이 끊긴 방과후강사와 급식농가·공동구매 교복 업체·학원·인근 상가 피해 등 연쇄적인 경제 타격도 크다. 학교 휴업 장기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장을 두 차례에 걸쳐 짚는다.

 

맡길 데 없는 가정, ‘돌봄’ 두 배 껑충

3월초 참여가 저조했던 전북 학교 ‘긴급 돌봄’ 신청률이 개학 연기 3주차를 지나면서 두 배로 올랐다. 3월 첫째 주 초등 긴급돌봄 참여율은 평균 1.1%대(1000여 명)였다. 이후 참여 학생이 꾸준히 늘어나 3월 셋째 주에는 2.3%(2100여 명)다. 전북교육청은 남은 2주 동안 참여율이 5%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초기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가정 돌봄이 많았지만,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집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이 늘었다.

자녀가 더 쉬어도 부모는 직장을 가야 하는 구조다. 가족돌봄휴가는 열흘까지고, 장기 연차는 직장 내 눈치가 보여 어렵다는 게 돌봄 추가 신청자들의 목소리다. 시민 김동호(39·전주 우아동) 씨는 “부모님이 급하게 올라오셔서 손자를 맡아줬지만 한 달을 넘기니 너무 힘들어하셨다”면서 “23일부터 돌봄 교실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답답한 아이·지치는 부모 “학원 가자”

10살 쌍둥이를 둔 강모(45·전주 송천동) 씨도 한 달째 이어지는 ‘방콕 돌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24시간 부대끼면서 하루 세끼·간식 만들고 애들 놀아주기가 한계에 다다랐어요. 아이들도 답답하고 지루하고, 부모도 지칩니다.”

결국 쌍둥이는 지난 16일부터 매일 한 시간씩 피아노 학원에 다닌다. 아이들이 나서서 등원을 요구했다. 강 씨는 “학원 방역 상태를 직접 확인한 후 보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원칙이지만 한 시간이라도 돌봄 전쟁에서 해방된 기분”이라고 했다.

반강제적 칩거 생활이 길어지자 ‘코로나 우울감’을 겪는 가정이 상당하다. 학교 대신 학원·긴급돌봄 교실 등으로 특별한 외출이 늘고 있다.

도내 학원 휴원율도 21%(19일 기준)로, 5270곳 중 1107곳만 휴원했다. 5곳 중 4곳이 정상 운영되는 셈이다.

맞벌이·한부모 가정 등의 돌봄공백 해소를 위한 긴급돌봄에 일시적으로 맡기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전북교육청은 “학교 휴업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가정 돌봄이 우선하기 때문”이라며, 학부모들이 취지 맞게 긴급돌봄을 신청하도록 권고했다.

 

학교, 2주 내 수업 재편성·일정 변경 분주

5주 개학 연기로 예측 불가능한 문제가 속출하면서 학교도 진땀을 빼고 있다.

지난 9일부터 긴급 돌봄 시 점심을 제공하자 도시락 업체 발굴·배출된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곤란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3~4월 예정된 현장학습·과학의 달 행사 일정을 조정하면서 계약금 환불 논란까지 골치다.

무엇보다 수업일이 열흘 감축되면서 학교별로 시험방식·과목당 수업시간 등 학사일정을 조정하느라 분주하다.

김진성 전주 인봉초 교감은 “교육과정 재구성, 즉 각 교과별 중복되는 학습 단원을 통합하는 활동을 전 교사가 의논해 결정해야 한다”며 “교사들이 다양한 혁신 교육을 준비했는데 이제는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상황이 돼 학생 교육에 있어서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도내 중·고교 교사들은 19일 학사일정 변경 긴급 워크숍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A고 교사는 “중·고교 수업은 평가 및 성적과 직결되다 보니 수업시수 변경에 예민하다”며, “수업일수 감축이 사상 처음이다. 교사들도 긴장되고 혼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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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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