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당선자들이 초·재선이어서 전북 현안과 국가예산을 확보할 때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간 경험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유교문화권에 속한 우리 문화에 서열문화가 상존한다. 국회도 선수(選數)를 존중한다. 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 같은 국회직은 여야간 협상을 통해 선수를 고려해서 뽑는다. 하지만 초선이라도 능력이 출중하고 겸손하면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표시가 난다.
선거 때 초선 위주로 뽑으면 숫자도 적은 전북 정치권이 그나마 위축된다면서 중진들이 큰 정치 할 수 있도록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상당수 유권자들은 20대 때 녹색 돌풍으로 국민의당한테 7석을 안겨줬지만 그간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각개약진해 결국 전북발전만 뒤쳐졌다고 힐난했다. 지금은 당선자를 놓고 시시비비할 게 아니라 결과를 존중하면서 당선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급선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을 차지해 거대여당이 된 상황에서 전북 출신 9명이 어떤 상임위에 속하느냐가 관건이다. 국회의원은 주로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므로 어떤 상임위에 속하느냐가 중요하다. 내심 당선자들은 노른자 상임위라는 국교위나 농해수위 같은 곳으로 배정 받길 원한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전북 당선자나 수도권과 같은 피튀기는 각축지에서 당선된 사람을 동일선상에 올려놓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상임위 배정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오는 7일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누가 선출되느냐도 관련이 깊다. 초선이 68명이나 되기 때문에 초선들의 표 향배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 도내 당선자 9명 가운데 신영대 당선자는 전해철 의원 보좌관 출신이라서 그를 지지할 것이고, 안호영 등 나머지 8명은 그날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성남에서 4선을 기록한 김태년 후보는 고향이 순천으로 전북 당선자들과 정서가 같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친문인 3선의 전 의원도 목포가 고향이어서 청와대 출신들의 지지가 예상된다.
전북정치권 10명이 예특과 윤리특위를 제외한 16개 상임위에 고르게 분포해야만 전북의 이익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 그간 전북도가 국가예산확보철만 닥치면 애를 먹었던 이유가 국토위 등 특정 상임위에 2~3명이 들어가 공석 상임위가 많았다. 이 때문에 전북 출신이 없는 상임위에서 전북 관련 예산을 확보할 때마다 어려움이 컸다. 전북도는 그때마다 청와대나 기재부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뛰어다니며 타 지역 여당이나 야당의원을 찾아다니며 읍소하기에 바빴다.
지금은 21대 개원을 대비해서 상임위 배정 등을 논의할 단계라서 송하진 지사와 안호영 도당위원장 등 당선자들이 당정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사전조율에 나서야 한다. 특히 송 지사는 전북 연고당선자가 46명이나 되므로 이들을 우군화해서 도움 받아야 한다. 다선이 없는 상황에서 송 지사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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