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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범벅 폐차장, 관리 '사각지대'

폐부품 야적·방치, 인근 토양·수질오염 가능성 상존
잔여 휘발유 등 들어 있는 폐자동차 수개월간 적치
화재 발생시 대응할 소방시설 부재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전주시 팔복동의 한 폐차장. 전북일보 자료사진.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전주시 팔복동의 한 폐차장. 전북일보 자료사진.

 폐기름과 오일 범벅, 폐부품 야적 등 오염물질과 위험물질이 산적한 폐차장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주시내에서 검은 연기, 굉음, 폭발 등으로 한순간에 일대를 집어삼킨 폐차장 화재가 발생하면서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오전 도내 한 폐차장. 사업장 내부 바닥이 온통 폐기름 찌든 때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오일 범벅의 자동차 폐부품들도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휘발유 잔여분이나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부동액 등이 들어 있는 폐차 직전의 차량들은 나대지에 이중삼중으로 적치돼 있었지만, 불이 날 경우 대응하기 위한 소방시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모습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해화학물질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전북지방환경청은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관할 내 시설에 대해 정기검사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지만, 폐차장은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소방당국도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주유소처럼 일정량 이상의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에 한해 지도감독을 하고 있다. 폐차장은 자율안전관리 대상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점검을 하지만 별도의 보고의무가 없다.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자체 점검에 의존하는 사업장이다.

전주시 폐기물 담당부서 역시 사업장폐기물 배출업소 점검계획에 의해 점검은 하고 있지만 폐차장은 제외됐다. 수질 관련 부서에서 1년에 한 번 유수분리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뿐이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일반적인 제품과는 달리 중금속 함유량이 많아 관리가 철저히 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었던 지난 화재를 볼 때 불이 날 경우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 오존 증가 등 대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평소 폐차장 안전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개선책을 마련·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소방본부는 옥외소화전 설치, 건축허가시 소방본부장 동의대상에 폐차장 추가, 인근 소방용수시설 추가 설치, 자율안전관리 강화 등의 개선의견을 내놨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23일부터 폐차장 화재안전관리 불시단속을 추진하고, 소방청에 폐차장 소방시설 설치기준 신설 등 제도개선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23일 관련부서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했다”면서 “점검 결과를 토대로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전주 한 폐차장서 불, 곳곳에서는 폭발음 전주 한 폐차장 화재 현장
송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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