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6:20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보도
보도자료

[신간] 19살의 백혈병, 완치를 이룬 1000일간의 일기

전주전일고 이주완 군, 투병기 '생의 마침표에 천 일의 쉼표를 찍다'
가족 헌신으로 완치…2년여 투병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생생하게 풀어내

“온순하고 조용하면서 주관이 뚜렷하고 친구들과 사이가 좋았던 막내 아들.” 김성효 씨는 지금으로부터 4년 5개월 전인 2016년 3월 28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19살, 평범한 수험생이었던 아이는 마른 삶 속에 벼락처럼 떨어진 ‘백혈병’을 맞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세상의 끝에 서있었고, 어쩌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끝에서 터덜터덜 다시 세상으로 걸어오며 고통을 희망으로 읽는 법과 아프면서 행복하는 법을 배웠어요. 나만의 인생을 살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알게 됐죠. 다행히 길을 잃지 않고 세상으로 돌아왔으니 그동안 제가 배웠던 것을 남겨 보고 싶었어요.”

백혈병 투병기 <생의 마침표에. 천 일의 쉼표를 찍다> (도서출판 레드우드)를 쓴 이주완 군은 현재 22세로, 전주 전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가족의 헌신과 희생, 지극한 보살핌으로 2년여의 치료 끝에 완치가 됐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학생회장을 도맡아했던 아이. 숱한 고통과 절망을 마주해야 했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2016년 ‘19살의 시계’ 앞에 섰다.

이주완 군은 처음 병명을 듣고 진단 받은 날로부터 천 일간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전한다. 이 책에는 ‘생생함’에 가장 많은 힘을 실었다. 그저 책 안에 담긴 한 백혈병 환자의 삶을 멀찍이서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를 직접 느껴보고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생생한 표현으로 기억을 풀어썼다. 책을 덮고 눈을 깜빡이면 어느새 각자의 몸으로 되돌아와 있는 그런 책을 소망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와 이야기를 잇는 ‘엄마의 고백’은 ‘이주완’보다 더 ‘이주완’ 같은 진심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주완 군은 이번 책을 쓰면서 엄마의 이야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해주면 된다”고 했고 엄마는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아들과 함께 한 기억을 떠올려 이야기했다.

이주완 군은 이 이야기를 소개하며 “내가 알 수 없었던 내 그림자를 꼭 안고 있었던 엄마의 이야기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제가 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자기도 뭔가를 말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이는 공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얻어진 공감들은 모두에게 체득되는 진짜 희망을 가슴 깊이 전해줄 거에요. 이 이야기 속에서 나와 네가 함께한 시간이 서로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지 않는 푸른 희망으로 간직돼 주길 바랄 뿐입니다.”

순수하고 진지한 자세로 그날의 진심을 써내려간 이주완 군의 이야기가 ‘희망’을 설명하는 그 어떤 수식어보다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