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 등 내세우며 ‘호남 구애 기조’
현재 지지율로 일정 부분 화답, 여권 내부도 긴장하는 모양새
호남 ‘배신감’ 극복 과제…5·18진상규명, 인사 홀대 등 상처 많아
김종인 위원장 당내 기반 취약, 극우 세력 존재도 걸림돌
모든 상황 고려했을 때 호남이 진정성 느낄지 아직 미지수
미래통합당이 최근 전북 등 호남민심을 잡기 위해 뜨거운 구애를 보이는 상황에서 실제 민심이 화답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는 결과로 응답했지만 아직 통합당에 마음을 열었다고 보긴 이르다. 과거 전북 등 호남 홀대에 대한 뿌리 깊은 골을 메우기 위해서는 계속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은 최근 호남을 중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 정강·정책 초안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명시했으며, 남원 수해 지역 등 호남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특히 ‘호남 특위’성격을 지닌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설치한 뒤,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 호남 지역 인사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 추진 등의 계획도 발표했다. 위원장도 호남 유일의 재선 의원인 고창 출신 정운천 의원을 임명했다.
호남 지지율도 소폭 상승했다. 리얼미터의 8월 2~3주차 조사를 집계 하면 13일 발표 10.8%, 17일 14.1%, 20일 17.5%였다. 총선 직후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3주차 지지율 11.9%와 비교하면 작은 상승세지만, 민심이 일정 부분 화답했다고 볼 수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도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공세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특히 5·18묘역 ‘무릎 사죄’를 두고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통합당의 중도·호남 공략에 대한 내부 위기감이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전북 등 호남 사람들이 그 동안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정당 향해 느껴왔던 배신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과거 보수 정당은 필요에 따라 호남을 끌어안았다가 홀대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5·18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호남 출신 이정현 전 의원은 보수 정당에서 최초로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국정 운영 과정에서 호남 인사를 등용하지 않았다.
불화 1년 전 황교안 전 대표체제에서는 5·18 막말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전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가 논란이 됐다. 제명 의결을 미루다 위성정당에 일부 이적시키는 등 총선용으로 활용하기까지 했다.
올 4·15총선에서는 호남 전체 지역구에 후보도 내지 못했다. 전북에선 10개 선거구 가운데 4곳만 후보를 냈다. 김무성 전 의원의 호남 출마를 두고 당내 갈등도 빚어졌다.
여기에 김종인 위원장도 한계가 있다. 총선 패배에 따라 당 수습 차원에서 출범한 비대위 체제의 수장이라 당내 기반이 취약할 수 밖에 없으며, 임기 역시 한시적이다. 당내에서는 5·18민주화 운동에 적대적 입장을 고수하는 강선 당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전북 등 호남 민심이 보수 당의 호남 구애를 쉽사리 믿지 못하는 이유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정당이 호남을 이용만하다 내팽겨쳤던 과오를 답습하지 않는 게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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