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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금융중심지와 전북정치] ② 희망고문 된 금융도시의 꿈

문 대통령 비롯 전북정치권 핵심 공약
선거 때만 공약남발 희망고문만, 적극적 대신 침묵만
금융중심지 지정은 끝이 아닌 시작임에도 부산과는 전혀 다른 평가 잣대
강력한 여당의 지지대신 전북은 여전히 야당 시절 이하의 대접
금융업계 거물들 지지 메시지에도 정치권 역량 결집 못해

2017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후보가 전주를 찾아 시민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2017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후보가 전주를 찾아 시민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2017년 2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고, 바로 그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대선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전북 여당 국회의원들로 중심이 된 전북정치권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관련 사안을 거론조차 하지 않으면서 정치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LH공사를 빼앗긴 전북은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동반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유치를 성사시켰지만, 정작 정권창출에 힘을 실어준 도민들은 선거 때만 희망 섞인 수사를 남발하는 정부여당의 희망고문을 받고 있다.

오히려 LH사태 시절 도민들이 보수정권을 향해 궐기했던 당시보다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는 정부가 공약실현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정치권은 이 문제를 철저히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국회의원과 전북도, 시.군은 지난 8월 도청 대회의실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가예산과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원팀이 되어 지역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다짐했다. /오세림 기자
도내 국회의원과 전북도, 시.군은 지난 8월 도청 대회의실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가예산과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원팀이 되어 지역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다짐했다. /오세림 기자

4.15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슈퍼 여당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간 발목 잡혔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정작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은 형식적인 건의를 제외하고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향해 적극적인 메시지를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문 대통령의 대표공약으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담겨 있다. 대통령 공약임에도 20대 국회에서는 보수 야당과 부산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 밀려 지정이 보류됐으나, 21대 국회에서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의 서울 중심주의가 공고한데다 정치권의 목소리도 20대 국회보다 분산돼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하며 기틀을 쌓아온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병)은 총선 공약을 통해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추가유치와 함께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 지정 이뤄낼 것이라 약속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선거에서도 제3금융중심지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거론했다.

당 지도부 역시 이해찬 대표 시절은 물론 이낙연 현 대표까지 전북을 찾아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제3금융중심지 공약은 선거 때만 등장하는 단골공약이 됐다. 만약 제3금융중심지 지정 공약이 다음 지선이나 대선 공약으로 다시 등장할 경우 심판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전북 금융타운 조감도.
전북 금융타운 조감도.

금융중심지 지정은 금융도시 육성정책의 끝이 아닌 시작임에도 부산과는 다른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정부와 금융위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은 선 지정 후 인프라 구축이 원칙이었지만, 유독 전북에만 인프라를 조성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음에도 인프라 구축 후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조차도 실현하지 못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지정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도 전북정치권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니포럼에서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전북 제3금융중심지 타당성을 설파했음에도 정치권은 역량결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전북 내 한 전직 국회의원은 “일당 독주체제에선 민의보다 당 지도부에 잘 보이는 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현재 전북정치를 살펴보면 양보도 협치도 없는 데 경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금융중심지 지정 같은 중요사안에서조차 정치력 결집이 안 되고 여당의원들이 지역구를 싹쓸이 했음에도 180석 ‘슈퍼여당 효과’를 보지 못하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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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기획 #제3금융중심지와 전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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