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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신간] 김헌수 시인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일상의 표층·심층을 유영하는 시편들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 2년 만에 첫 시집

‘자두를 베어 물던 나는/ 시디신 여름을 흥얼거렸고// 나의 몸에 깃들어 있던 당신은/ 신 자두보다 멀어서 아름다웠다’(시‘자두’ 부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헌수(53) 시인이 첫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모악출판사)를 펴냈다.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은 그는 “설레기도, 공허하기도 하다”고 했다. 그래도 한 발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은 사실. 앞으로도 깊이 오래 읽히는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다.

김 시인이 애착 가는 시 가운데 하나로 꼽은 ‘자두’. 그는 “자두의 단맛과 신맛이 균형을 이루며 좋은 맛을 내듯,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관계·간격들이 필요하다. 너무 다디단 관계는 바짝 졸았다가 사그라들고, 쉽게 달아오를 것 같다가 흐지부지되기도 한다. 인간관계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일상의 표층과 심층 사이를 줄곧 응시해온 시인의 삶의 태도가 읽힌다. 시인은 삶의 시간을 일상의 표층 혹은 심층 어딘가에 묶어두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한다. 이를 간결한 시어와 안정된 이미지를 통해 삶에 대한 연민과 슬픔의 정서를 한층 두텁게 형상화했다.

‘그곳에 가면/ 숨소리가 들려/ 소금창고를 만날 때마다/ 손등을 어루만지곤 했지/ 인색했던 땀방울을 빚으려 했지// 누울 곳 없는 자들/ 목숨을 밀어올리고 여미어주기도 했지’ (‘바탕체로 읽는 하루’ 부분)

문신 시인(우석대 교수)이 서평을 통해 밝혔듯 드로잉 하듯 재빠르게 삶의 단면을 짚어내는 시인의 눈썰미는 날렵하고, 그것을 식자해내는 언어 감각은 세련됐다. 그렇게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에는 삶의 흔적이 오롯이 담겨 있다.

김 시인은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삼례터미널’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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