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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해야 할 무기력증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타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출향인 가운데 고향 전북을 걱정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할 정도로 성공한 전북 출신이 많다. 이들은 주로 대학을 서울에서 나왔거나 일찍 상경해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머리가 좋고 근면하고 성실해 학계나 법조계 의료계 언론 문화 예술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외지인들은 전북 출신들이 다정다감하고 합리적인 측면이 많다고 치켜 세운다.

문제는 전북에 사는 사람들한테 달려 있다. 긍정적인 측면 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꼬집는다. 남 잘되는 꼴 못보고 뒷다리 잡는데 선수라는 것이다. 외지인들이 전북 와서 사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공무원들도 자기 자신이 무작정 최고인 양 갑질을 해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는데 애를 먹는다는 것. 혹여 인사권자인 시장 군수 한테 부탁했다가는 괘씸죄에 걸려 될 일도 안된다며 기업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전북은 아직도 거룩하고 고요한 밤이 지속된다. 대규모 공장이 없어 IMF 때도 큰 충격 없이 대충 그냥 지나갔다. 아직도 농경사회가 주를 이룬 탓이 결정적이다. 기업하는 입장에서는 전북으로 공장을 옮겨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 메리트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시 군청이 기업 유치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지만 막상 공장을 지으려면 공무원부터 까탈을 부려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다른 지역 공무원들은 기업인을 대하는 마인드부터가 확실히 다르다고 말한다.

전북 사람들은 힘 있는 외지인 한테는 더 없이 잘해준다. 권력기관장들이 이임할때 대과없이 잘 있다가 간다는 말을 잊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모처럼만에 고향 출신이 금의환향해 부임하면 깎아 내리려고 안달복달이다. 그 사람의 성장 과정을 너무도 잘 알아서인지는 몰라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나중에 선출직을 꿈꾸면 피곤할 정도로 하대하는 경향이 짙다.

지금 전북인들은 자신들이 무슨 병에 걸려있는지 조차 모른다. 그게 안타깝다. 타성에 젖어 있다 보니까 무기력증이 생겼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 보겠다는 도전정신이 안 보인다. 아놀드 토인비가 말했듯 역사발전은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는데 이걸 잊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 빈곤의 악순환이 거듭되다보니까 의식마저 죽었다. 동학의 후예답게 반봉건을 타파하고 외세를 물리친 그 기개가 갈수록 사라져 가 전북의 미래가 안보인다.

지금 전북인들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발전하고 돌아가는줄을 모른 것 같다. 비판없이 맹목적으로 특정당 한테 몰표를 안겨만 줬지 반대급부로 받은게 없는 것도 문제다. 시장 군수들도 표 떨어질까봐 인기영합주의에 몰두한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대한방직개발건을 공론화위원회에다가 맡긴 것이나 환경단체의 전주천 수달 보호 때문에 황방산 터널을 못 뚫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지금부터라도 주인의식을 갖고 시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무작정 시민단체의 반대논리에 휩싸여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것은 적극 찬성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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