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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단체장 ‘귀하신 몸’

김영곤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민선 전북체육회 정강선호 출범 때 우려했던 것이 현실화 되고 있다. 각 경기단체 회장 선거를 앞두고 ‘귀하신 몸 모시기’ 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직 상당수가 연임을 고사하면서 협회마다 후임자 물색에 나섰으나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도지사 체육회장 시대를 마감하고 민선 체제로 전환되면서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막상 이런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경기단체 70곳 중 절반 가까운 협회가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VIP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는 데다 선뜻 구원투수로 등판하기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이래저래 고민이 깊다. 막강한 권력의 도지사 시절에는 협회장 구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길게는 10년 넘게 장기집권하는 회장도 있었다. 도지사 눈 도장 때문에 매번 결석하는 사람도 직접 주재하는 회의에는 꼭 참석할 정도였다. 협회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웬만한 단체는 회장이 1년 평균 3000∼4000만원 안팎을 쾌척한다고 한다. 경조사 화환비용만 900만원 선이라고 귀띔한다.

도지사라는 거대한 보호막이 사라진 민선 체육회장 출범 당시 기대 보다는 걱정이 앞선 것도 이런 연유다. 실제 부회장단 구성 때 난항을 겪은 게 대표적이다. 당연직 부회장이던 교육감이 민선 위상과 걸맞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뒤이어 김홍국 하림 회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도 고사 뜻을 밝혀 민선 체육회 가시밭길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 달 창립한 전북 노인체육회와의 노선 갈등도 신경 써야 하는 처지다. 노인회 시군조직 추진과 맞물려 각 지역 체육회와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져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경기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무더기 공백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회장들이 동시다발 퇴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마땅한 인물을 찾는 게 여의치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들이 코로나 국면에 경제침체가 길어지면서 본업에 전념하기 위해 ‘외도’ 를 꺼리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협회는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골프는 강종구 회장이 생활체육회와 통합할 때 약속했던 ‘단임 밀약’을 지키지 않는다며 회원들이 반발하고, 태권도는 이병하 전의원의 출마를 둘러싸고 당위론에 대한 마찰음이 들린다. 반면 배구와 레슬링은 후임자 선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다른 협회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회장감이 마뜩찮아도 대항마가 없어 불가피하게 연임시키는 협회도 있어 묘한 대비가 된다.

민선 체육회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빨간불이 켜진 내년 예산확보에 이어 경기단체장의 공백사태는 또 하나의 시험대로 떠올랐다. 그렇지만 전북체육 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해답을 찾는 일이 어렵지만은 않을 성 싶다.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정강선호의 응집력을 통한 반전 드라마를 기대해 본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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