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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개월여 앞둔 '한국의 안토니오 브리코' 김경희 전주시향 지휘자

한국 최초 여성 상임지휘자로 편견 해소 앞장
"코로나19로 다양한 연주 못 보여줘 아쉬워"

김경희 예술감독 겸 전주시향 상임지휘자(숙명여대 음대교수)
김경희 예술감독 겸 전주시향 상임지휘자(숙명여대 음대교수)

“2년이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이렇다 할 연주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여성 지휘자라는 편견이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사라졌으면 합니다.”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1930년대 저명한 베를린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안토니오 브리코. 한국의 안토니오 브리코라고 불리는 전주시립교향악단 김경희(61)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숙명여대 음대교수)의 말이다.

현재는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자가 지휘봉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아니꼽게 보기도 했다.

모 지역 객원 지휘자로 나갔을 때는 여성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게 직접 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지난해 3월 공채를 거쳐 전주시향 상임 지휘자로 임명됐을때는 ‘파격적이다’,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됐다. 45년이나 되는 시향 역사상 여성 상임 지휘자는 그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우였음을 직접 입증했다. 그가 전주시향을 맡는 동안 지역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고전 음악부터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드는 낭만음악과 기교와 음악의 상상력을 넓힐 수 있는 현대음악까지 잘 소화해 내는 시향으로 이끌었다.

그는 전주시민, 전북도민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요구와 갈망에 대해 “여자인 제가 지휘하는 모습을 관중들이 생소해 하시기도 했지만 생동감 있고 관중과 청중과 교감하는 연주를 보고 처음에는 점잖게 박수만 치시던 분들이 기립박수와 브라보를 외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했다.

김 지휘자가 처음 지휘봉을 잡았던 건 초등학생 때. 전교생이 모인 조회에서 4/4박자 애국가를 지휘하며 묘한 설렘을 느꼈다고 한다. 부산 동래여중 기악부 바이올린 주자 시절, 우연히 TV에서 본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그의 삶을 결정지었다고 한다.

김 지휘자는 “올해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데, 코로나19로 많은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면서 “기회가 된다면 전주시민, 전북도민들에게 베토벤을 위주로 한 다채로운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지휘자는 숙명여대 작곡과를 졸업 후 독일 베를린국립예술대학(Hochschle der Kunste Berlin) 지휘과를 졸업했다. 귀국 후 1989년 대전시향 초청 오케스트라 지휘세계에 등단해 세인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첫 활동을 시작했고 1991년 서울시향 신진지휘자로 초청돼 본격적인 지휘자의 길에 입문했다.

이후 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 등 전국 지자체 시향과 우리나라 유수 오케스트라를 다수 지휘했고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채리티챔버오케스트라, 서울페스티벌앙상블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여성에게 문턱이 높았던 지휘계의 인식을 허물어 오며 여성가족부 주관 역량 있는 예술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정부로부터 도전한국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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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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