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는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통칭하지만 우리에게는 화물을 능률적이고 경제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상자형 용기로서의 컨테이너가 친밀하다. 알루미늄이나 강철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컨테이너가 좀 더 익숙한 것도 그 때문인데 컨테이너 재료는 목재·합판·강철·알루미늄·경합금·섬유강화플라스틱 등 의외로 다양하다.
1950년대에 등장한 이래 물류혁명을 이끌었던 컨테이너는 지금도 여전히 수송용 용기로서의 쓰임이 가장 활발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그 쓰임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쓰임은 건축물 소재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컨테이너 건축물이 등장했는데, 그때만 해도 크고 작은 컨테이너 건축물은 대부분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후반, 국내외 관심을 모았던 컨테이너 건축물이 있다. 2009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platoon kunsthalle)> 다. 스물여덟개 군수용 컨테이너를 연결한 구조물에 아스팔트로 바닥을 입힌 이 건축물이 강남 한복판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컨테이너의 특별한 변신을 놀라워했다. 건축주는 비주류 문화운동을 주도해온 독일의 아트커뮤니케이션 그룹 <플래툰> . 서울은 플래툰이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로 쿤스트할레를 들여놓은 도시다. 플래툰> 플래툰>
이 컨테이너 건축물 설계자가 전주출신 건축가 백지원씨다. 어렸을 적부터 움직이는 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동 가능한 최고의 구조물인 컨테이너를 주목해 자신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모듈건축의 기반으로 삼았다.
컨테이너를 연결한 덕분에 필요에 따라 내부 구조를 바꾸고 자유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한 <플래툰 쿤스트할레> 는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비주류 문화를 추구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적은 예산과 이동 가능한 구조물이라는 장점까지 더해지면서 이후 컨테이너는 공공미술프로젝트 등 예술작업에서도 중심 소재가 됐다. 전원주택에 관심이 높아진 이즈음엔 주택의 소재로도 널리 쓰이고 있으니 컨테이너 건축물이 우리 일상에 좀 더 가까이 들어왔다는 증거겠다. 플래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확보에 비상이 걸린 서울시가 임시방편으로 컨테이너 이동병상을 짓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로 태어나는 컨테이너의 변신이 다시 주목되지만, 코로나 감염 확산의 위기를 반영하는 ‘이동 병상’이나 ‘임시 병상’으로 이름 지어진 컨테이너 병상의 등장은 결코 반갑지 않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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