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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정읍井邑과 정읍풍류

정읍사문화공원 모습
정읍사문화공원 모습

전라북도 정읍시의 전통문화을 살펴보면 참으로 많은 전통예술이 전해오고 있다. 특히 전문 전통예술인과 일반시민들도 잘 알고 있는 궁중정악의 백미 “수제천 <정읍> ” 그리고 정읍의 풍류인 “정읍풍류”는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전라북도의 전통예술이다.

국립국악원이 해외에 한국의 궁중음악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연주하며 많은 애정과 호응을 얻는 음악 중 하나가 바로 수제천이다. 수제천의 아명은 ‘정읍井邑’으로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우리가 배웠던 “사모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부르던 노래 <정읍사> ”를 뜻한다. 백제 속악俗樂인 ‘정읍사’는 7세기 중엽 이전부터 고려에 전해졌고 조선조에 와서 처음으로 한글로 불리었다. 수제천은 14세기부터 임금이나 왕세자가 거동하는 의식용 음악으로 변하면서 자연스레 노래 부분은 사라지고 관악만으로 연주하는 곡으로 사용됐다. 궁중음악의 형식으로 다시금 다져진 수제천은 구성이나 음악의 모양새 또한 거대한 준령 같은 장중함과 위엄, 화려함을 갖추게 된다. 노래가 있던 정읍사의 가사 부분을 잠시 살펴보면 “달아 높이 떠서 멀리 비추어 우리 남편이 돌아올 길을 밝혀 주소서” 이러한 ‘정읍’은 우리 민족의 애틋한 사랑과 소원이 들어간 소중한 우리 선조의 마음이었다.

풍류는 바람 ‘풍(風)’자와 물 흐를 ‘유(流)’자가 합쳐져서 된 말로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또는 ‘운치가 있는 일’로 풀이하기도 하고 ‘세속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서로 즐겁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삶’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두 행복한 삶을 위한 치유의 향유(享有)를 위한 방법의 하나였다.

정읍풍류의 전통은 허창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전계문은 허창으로부터 풍류와 정가를 배워 제자들에게 전함으로써 정읍지역의 풍류와 정가의 전통을 수립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전계문의 제자로는 단소의 전추산, 거문고의 김용근, 대금의 신달룡, 정가의 정경태, 장고의 박홍규 등이 있었고 전계문의 제자 중 전추산은 단소의 최고 명인으로 우리나라 향제풍류의 실질적인 개척자 역할을 한 분이다.

전추산은 정읍지역 풍류계인 아양계와 초산율계의 음악적 지도자로서 이 지역 풍류의 전승과 보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읍지역 풍류객의 최초의 조직은 아양계(峨洋契)였다. 아양계는 후에 초산율계(楚山律契)로 발전하였고, 다시 정읍정악원으로 통합되어 오늘에 이르면서 정읍지방 풍류의 전통을 이끌어온 모체가 되었다. 또한 김문선을 중심으로 1999년 샘깊은소리회가 정읍풍류의 계승을 위해 설립되었는데 2004년 정읍 달맞이골(월영마을)에 전용공간인 샘소리터를 짓고 정읍의 풍류를 현재 널리 알리고 있다.

이렇듯 정읍(井邑)을 모체로 발생한 전통음악인 ‘수제천’와 ‘정읍풍류’는 선조의 사랑과 소원, 치유의 향유享有를 담고 있으며 소중히 전승해야 할 전라북도의 큰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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