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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장

강인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해 4월 해임된 뒤 지난 2월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LX) 19대 사장이 최근 남은 임기 4개월여 동안 LX의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장’으로 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LX는 이미 8개월 전 20대 김정렬 사장이 취임해 사상 초유의 ‘한 지붕 두 사장’ 사태를 맞았다. ‘언제, 어디서나’란 뜻의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장을 천명한 그는 전국 어느 지사나 본부, 어느 현장이든 근무 시간 중 불시에 방문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시정조치 하도록 하고, 직무에 충실하고 있으면 아낌없이 격려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과 인천지역 지사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행정소송 승소후 지난달 공식 입장 표명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가슴속에 불덩이를 안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해임 통보를 받은 뒤 소송을 진행하면서 겪었을 심적 고통을 본인 이외에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의 해임 사유 가운데 하나였던 경북도와의 드론교육센터 유치 관련 MOU 체결은 전북도민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 MOU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에 불과하다지만 기관장의 고향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MOU가 진행된 것은 공정성 시비를 부를 수 있는 신중하지 못한 일이었다.

지방이전 공공기관들이 모두 본사 소재지역에만 산하 기관과 시설을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에 자리잡은 공공기관은 해당 지역과의 상생이 우선이다. 지역출신 공공기관장 임명을 바라는 지역의 목소리는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전주 출신인 김성주 국회의원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추진한 기금운용본부 관련 여러 금융기관들의 전주 이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복직 판결을 받은 그는 본인의 명예회복과 자신으로 인해 인사 불이익을 받은 직원 구제 등을 수습 방안으로 제시했다. 20대 사장의 역할을 존중해 자신은 현장 점검과 직원 격려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장’으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제안인 셈이다. 그러나 LX 내부의 분위기는 그의 뜻과는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사장 해임 과정에서 이 곳 저 곳으로 부터 다섯 차례나 기관 감사를 받아야 했던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고,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서 경제적 손실도 컸기 때문이다. 생소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장이 그리 반가워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최창학 LX 19대 사장은 자신의 해임 사건으로 자신이 평생 치유하기 힘든 가장 큰 피해를 입었지만 아울러 국가와 LX, 후임 사장 모두가 피해자라고 밝혔다. 그가 천명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장’ 활동이 피해를 치유하는 과정이 된다면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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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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