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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선수] 그레코로만형 계보 잇는 전주대 레슬링 정상연

올 첫대회 회장기서 1학년이 고학년 누르고 금메달 화제
무릎 부상 딛고 고 1때 자유형서 그레코로만형으로 전환
첫째 누나 국가대표, 둘째 누나 우승 화려 ‘레슬링 가족’
탄탄한 기본기, 기죽지 않는 승부 근성·적응력 큰 장점
“부족한 기술 보완, 끊어진 올림픽 금맥 제가 이을 것”

전주대학교 레슬링부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전주대학교 레슬링부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지난달 제39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 그레코로만형 82kg급 경기가 열린 강원도 철원실내체육관.

이날 결승전에서 1학년 선수와 3학년 선수가 맞붙었다.

다들 3학년 선수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경기 양상은 다르게 흘러갔다.

1학년 선수가 상대목을 감싸 굴리는 ‘앞목돌리기’ 기술로 4점을 획득하며 최종 스코어 5대 1로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것.

종료 벨소리가 울리자 장내에서 탄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1학년 선수의 압도적인 실력에 관중들도 모두 놀란 눈치였다.

결승전에서 만난 3학년 부산 경성대 선수는 사실 호락호락한 선수가 아니었다.

준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한국체대 선수를 물리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대회 경험이 적은 1학년 선수가 전국대회서 고학년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레슬링계에서는 그레코로만형 계보를 이을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화제의 1학년은 바로 전주대 정상연 선수.

전주대학교 레슬링부 정상연 선수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전주대학교 레슬링부 정상연 선수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정상연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지난해에는 제45회 KBS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남고부 그레코로만형 82kg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은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연습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으며 매 대회마다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 때문에 한국레슬링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그의 이름은 언제나 빠지지 않았다. 정상연은 177cm에 몸무게 84kg으로 체격 조건도 좋다.

정상연의 장점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유연성과 승부 근성, 남다른 적응력 등 도전적인 정신이다.

현재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정상연이지만 그 뒤에는 아픔도 있었다.

사실 그는 자유형에서 그레코로만형으로 전환한 선수이다. 중학교 3학년 시절에 무릎을 다친 뒤 고등학교 1학년 때 종목을 바꿨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았다.

무릎부상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끊임없이 재활훈련에 매진한 끝에 그토록 바라던 매트에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족의 힘도 컸다.

정상연은‘레슬링 가족’이다. 3남매 중 막내이다.

첫째 누나 은선 씨(30)는 현재 유성구청 소속으로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9 세계시니어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며 지난해 제46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 레슬링대회 자유형 72kg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둘째 누나 현선씨(28)는 현재 선수 은퇴 뒤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있다. 선수시절이던 2011년에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정도로 막강한 실력과 함께 수많은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완주 소양초를 나온 정상연은 운동하는 누나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초등학교 1학년때 자연스럽게 레슬링을 배웠다.

그리고 은선·현선씨는 자신의 뒤를 따르는 동생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지원군이 돼주고 있다.

여기에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와 제주도에서 관광가이드로 활동하는 어머니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그가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대학 무대에 오른 정상연의 꿈은 올림픽으로 향해 있다. 어릴 때부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목표를 가지고 지금껏 달려왔다.

정상연은 “끊어진 올림픽 금맥을 다시 잇겠다. 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과 2028년 LA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전 세계인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를 제패한 유인탁 선배처럼 제 이름으로 모교인 전주대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기에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게 정상연의 선수의 마음가짐이다.

정상연은 “그라운드 방어, 스탠드 손 싸움을 하는 게 많이 부족하다”면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제대로 운동하지 못해 힘들었지만 올해에는 부족한 점을 채워서 좋은 결실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정상연을)지켜 본 박진규 전주대 레슬링 감독은 그의 타고난 재능을 높게 평가하며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박 감독은 “어떤 선수랑 겨뤄도 긴장하는 게 적다. 기 죽지 않고 승부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며 “대학교에 들어와서 실업팀 선수들과 부딪혀 보니까 적응력이 남달랐다. 단점을 보완하고 자기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면 국가대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장기 대회에서 앞목돌리기로 점수를 많이 획득했다”면서 “이러한 큰 기술을 잘 다듬으면 세계적인 선수로 분명히 발돋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상연은 이달 2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주니어대표(청소년대표)선발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맹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대회는 그의 레슬링 성장과정에서 중요한 대회이다. 선발이 되면 아시아주니어 및 세계주니어에 출전할 수 있고 국제대회에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연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레슬링에만 집중하겠다며 매트 위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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