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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퉁수 전북의원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4·15 총선 결과를 놓고 염려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맞아 들어간다. 초재선들로 구성된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타 지역에 비해 너무 약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8명의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명도 5·2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안 했다. 서울 경기에 이어 전북의 권리당원이 25만여명으로 전국 3위를 기록, 1인 2표를 행사한 이번 선거에서 웬만하면 당선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모두가 포기했다. 그 복잡한 속내를 알 길이 없지만, 무슨 이유로 출마를 안 한 건지 못한 건지 답답해 보인다.

국회의원은 중앙정치무대에서 큰 정치를 해야 비로소 존재감이 생긴다. 정치력은 그냥 길러지는 게 아니다. 거대 행정부의 비리를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절차탁마해야 길러지는 법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금 같은 단순한 정치구도하에서는 온실 속의 화초나 다를바 없어 정치력이 생기지 않는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마해서 당선되어야 금배지의 값어치가 제대로 나온다. 연고 없이 허허벌판 같은 곳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다퉈서 승리해야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가 된다.

도내는 운동권 출신이 6명이나 되지만 성징이 비교적 유순해 정치적 컬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들은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쉽게 금배지를 단 사람들이라서 전문성과 인적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배지를 달지 않아서인지 당내 입지도 좁다. 결국 상임위에 속한 부처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약해 말발이 서지 않아 전북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안된다.

최근 국가중장기계획에 전북현안이 제대로 반영 안돼 도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만봐도 얼마나 전북 국회의원들이 무능한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국회의원은 통상 선수(選數)를 존중해가며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만 초선도 정치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행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4차국가철도망건설사업에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선 정도는 경제성이 충분하므로 얼마든지 반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문파인 초선인 김용민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17.73%를 획득해 1등으로 당선됐다. 다행히 고창 출신인 재선의 강병원 의원이 17.28%로 2위를 기록해 그나마 전북의 자존심을 세웠다. 문제는 수도권 출신의원들이 최고위원을 싹쓸이 한 반면 호남 출신 서삼석 의원과 황명선 논산시장이 6. 7위로 탈락해 허탈감을 갖게 했다. 계파주의로 당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전북 출신의원들의 정치력이 약해 도민들이 바라는 만큼 전북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당선될 때만 해도 지역발전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릴 것 같이 다짐했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는 유구무언으로 일관, 도민들만 좌절감에 빠져 있다. 전북의원들은 존재감이 약하다보니까 자신의 입지강화를 위해 시·도의원 등 지방의원들만 줄 세우는데 골몰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중앙언론에 한 줄도 제대로 안 나는 전북의원들의 방안퉁수 역할이 언제나 끝날까.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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