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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캣대디’에 고통 받는 시민들

주민들과 갈등 여전…전주시 지난해 167건, 올해 220건 민원 접수
전문가 “TNR사업 예산 증액·급식소 늘리고 양질의 음식 공급 필요”

길고양이 밥을 챙겨 주는 이른바 캣맘·캣대디(이하 캣맘)가 늘어나면서 주민들 사이 갈등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길고양이와 캣맘, 주민들이 공존하기 위해 ‘중성화 후 방사 사업(TNR)’ 예산을 늘리고 민가와 떨어진 곳에서 양질의 음식 공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한 원룸촌 인근. 어린아이 두 명이 울부짖는 듯한 비명이 들렸다. 이 원인 모를 울음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길고양이. 길고양이 두 마리가 털을 세우고 대치하고 있었다. 한 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이 길어질수록 울음소리는 더 커지고 날카로워졌다.

인근에 거주 중인 대학생 전우진 씨(23)는“길고양이들이 저렇게 울 때마다 시끄러워 못 살겠다”며 “최근 대학교 내에서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늘면서 길고양이가 늘어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사람은 공기총으로 사살하겠다’라는 섬뜩한 내용의 글을 폐스티로폼에 적어 화단에 놓는 일도 있었다.

반면, 길고양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전북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길고양이 사진이 연신 화재다. 전북대 안에 사는 길고양이에는 저마다 이름이 붙어 있는데 학생들은 밥을 주는 사진을 공유하며 길고양이 안부를 공유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길고양이 사진을 올리면 무조건 인기글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캣맘과 주민들 사이 갈등은 매년 이어졌다.

전주시에 따르면 길고양이 관련 민원은 지난해 167건, 올해 5월 현재 220건 접수됐다.

동물보호단체는 단순히 길고양이를 내쫓아내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쫓아낸 장소에 또 다른 길고양이가 빈자리를 채워서다. 길고양이가 밤이나 새벽에 시끄럽게 우는 건, 넓은 행동반경에서 살아가는 고양이가 영역 내 음식을 지키고, 짝짓기를 하기 위해 다른 길고양이와 싸우는 행동이다.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선임 활동가는 “TNR사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급식소를 설치하고 예산을 늘려야 한다”며 “다만 주민 고충을 반영해 민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북도는 현재 국가 예산으로 TNR사업을 진행 중이다. 길고양이 한 마리에 배당된 예산은 15만 원이며, 총 1200마리에 대한 예산(약 1억 8000만 원)을 확보한 상태다. 시는 TNR사업(지난해 822마리, 올해 660마리)과 함께 20곳의 공영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 중이다.

△캣맘, 캣 대디: 길고양이에게 음식과 물을 챙겨주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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