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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初心) 국회의원

김영곤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정부의 4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서 전북 숙원 사업이 줄줄이 탈락하자 지역 정치권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SOC 국가사업의 지역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도를 넘어가면서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과 자질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초·재선으로 짜여진 전북 민주당 의원의 존재감은 당내 구도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은 물론 임명 당직자 명단에도 이름을 거의 올리지 못했다. 한 마디로 찬밥 신세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라고 자부해온 전북으로선 자존심 상처가 역대급이다. 일각에선 전북이 변방으로 밀린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푸념도 나온다.

총선에서 중량감 있는 다선(多選)들이 대거 낙마, 신진 그룹으로 물갈이 되면서 유권자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여의도 현실 정치의 벽은 높았다. 초기엔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원팀 정신을 깨고 각자 도생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지역 현안 챙기는 건 고사하고 대선주자 눈도장을 찍고 권리당원 모집에 혈안이 돼 있는 이들이야말로 지방의원과 다른 게 뭐가 있나.

그들의 무능과 나태함은 지역 현안 해결 능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4차 철도망 논란도 국토위 김윤덕 의원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그는 연신 도지사 출마론만 띄우며 눈총을 사고 있다. 남원 공공의대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주무부처 권덕철 장관이 남원 출신인 데다 지역구 이용호 의원마저 보건복지부 소속이다. 여기에다 김성주 의원이 상임위 민주당 간사로 활약하고 민주당 또한 통과의석까지 확보한 상태라 더욱 안타깝다. 정부도 2024년 개교를 목표로 일부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도민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개인 발의 법안 통과에만 과도한 홍보를 일삼고 있어 시선이 곱지않다. 최근 심상찮은 호남 민심 변화가 눈에 띈다. 민주당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은 20%를 넘어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쌍발통’정운천 의원 행보는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보수정당 최초로 광주 5·18 추모제에 초청 받았다. 국민의힘 호남 유일의 재선으로 지역장벽 극복이라는 대명제를 안고 통합 노력에 앞장선 결과다. 정 의원은 정치적 불모지인 호남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타시도 출신 18명 의원을 자치단체와 함께 동행토록 주선했다. 또 차기 총선에서 5명 정도 호남 인재를 비례대표 당선권에 추천할 수 있도록 이를 관철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국회 예결위원을 지내며 전북 예산을 각별히 챙긴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과 전북 유치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뭐니뭐니 해도 입법 활동과 예산 확보가 핵심 역할이다. 총선 출사표를 던지고 수 없이 되뇌며 다짐했는 데 지금의 자화상을 통해 초심(初心)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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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kyg@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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