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고속도로를 운행하던 25톤 화물트럭에서 철제코일이 떨어져 일가족이 탄 차량을 덮쳐 안타깝게도 9세 어린이가 숨지고 30대 엄마가 중상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화물트럭의 차선변경으로 13톤에 달하는 적재물이 앞서 있던 피해차량 위로 떨어져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다.
과거에도 화물차에서 이탈된 판스프링이 반대차선을 운행하던 차량의 창문을 뚫고 운전자의 흉부를 가격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으며, 주행 중인 화물차가 다른 화물차에서 떨어진 스페어타이어를 타고 넘으며 방음벽에 부딪혀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대형 사고라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하다.
적재물 낙하로 인한 교통사고는 낙하물과 직접 충돌하는 사고뿐 아니라 낙하물에 뒤따르던 차량이 연쇄적으로 부딪히거나 낙하물을 피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량과의 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매우 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적재 불량 화물차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28.5%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의 2배에 달한다.
적재불량에 의한 낙하물 교통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과 함께 12대 중과실에 속한다.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 처벌되는 엄중한 법규위반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재 불량 차량은 도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는 단속과 계도를 병행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느끼는 경각심은 미미한 수준이다. 음주운전의 경우 살인미수와 같다는 표현을 쓰며 경각심을 갖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화물차의 적재에는 기준이 있다. 적재 불량이란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게 제대로 짐을 싣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적재 불량 사례는 덮개나 포장 등의 고정 장치 없이 화물을 운반하는 경우, 적재물을 단단히 묶지 않은 상태로 운행하는 경우, 적재 기준량을 초과하여 무리하게 짐을 싣고 운행하는 경우 등이다.
그 외에도 액체 적재물 방류, 적재함 청소 불량 등으로 인한 적재물 유포, 편중 적재에 의한 적재물 낙하 위험의 경우 등도 대표적인 사례다.
적재 불량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방이 막혀있는 폐쇄형 적재함을 설치하거나 주행 중 외부 충격 등에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나 포장, 벨트 등을 활용하여 적재물을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적재 불량으로 인한 사고예방을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AI기술을 활용한 ‘화물차 적재 불량 자동단속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화물차량의 적재함 후면을 AI영상분석기술로 촬영·분석하여 실시간으로 적재불량 의심차량을 자동 판별하는 시스템으로 현재는 수도권 일부 영업소에서 운영 중이며 2024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청 또한 ‘스마트 국민제보’앱을 통해 적재불량 차량은 물론 교통위반에 대한 국민들의 신고를 받고 있다. 운행중 적재불량 차량을 목격한다면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화물차와 함께 주행하는 일반차량 운전자의 방어운전도 중요하다.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무거운 화물로 인해 제동거리가 긴 화물차 앞에서는 급제동을 피해야 한다.
또한 덩치가 큰 화물차는 사각지대가 많아 나란히 주행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화물차 주변을 빨리 벗어나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물차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의식이다.
자신의 사소한 부주의가 나비효과가 되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운행 전 차량과 적재물의 안전점검을 생활화 해야겠다. /도로공사 전북본부 김주성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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