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우 교사(밀알두레학교)
△주제 다가서기
우리는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가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화하는 시간이 없거나 부족할 것이다. 그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 부모가 자녀에게 잔소리하듯이 너무 일방적인 말만 해서, 자녀가 부모에게 자신의 요구사항만 이야기해서 등등 다양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건강한 가족 대화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안으로 신문을 활용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신문은 대화의 소재를 준다. 가족끼리 공동으로 관심 있는 기사를 선택해서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에 대한 생각과 기사에 등장하는 사건과 사람에 관해 서로의 의견과 마음을 표현하며 대화를 해보자. 그리고 나의 삶과 경험담을 기사 내용과 연관 지어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자.
△생각열기
[읽기 자료 1] “엄마 카톡 말고 나랑 놀자”…가족끼리 대화 하루 13분뿐
강원도 춘천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이민정(가명)양은 학교ㆍ학원을 마치고 오후 5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오후 9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가족과 놀거나 대화하는 일이 거의 없다. 직장 때문에 다른 곳에 사는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집으로 온다. 엄마와 저녁을 같이 먹을 때도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 엄마는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거실에서 같이 TV를 보다가 이양이 먼저 말을 꺼내야 겨우 이야기를 나눈다. 그마저도 엄마 휴대전화에 ‘카톡, 카톡’이 이어지고 전화벨이 울리면서 금세 끊어진다. 이양은 “예전에는 ‘엄마, 카톡 하지 말고 나랑 놀자’고 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는다. 요즘엔 그냥 조용히 TV만 본다”고 말했다. 이양 가족처럼 우리나라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다.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국내 초중고교생 571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단 13분(평일 기준)에 그쳤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같이 노는 시간이 하루 0.9%밖에 안 된다. 반면 학원ㆍ숙제 등 학교 밖 공부 시간은 190분, TVㆍ스마트폰 등 각종 미디어 이용 시간은 84분으로 훨씬 많다. ‘거의 매일 자녀와 대화하는 부모’의 비율은 5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70%에 한참 모자랐다.
대화가 부족한 것은 맞벌이 가정만의 일은 아니다. 주부 김모(44ㆍ서울 양천구)씨도 중3 딸과 살가운 대화를 할 기회가 없다. 김씨의 딸은 ‘집-학교-학원-집’을 오가는 일상을 반복한다. 대화라 해 봐야 카톡으로 “학원에 잘 도착했냐”고 물으면 “ㅇㅇ”이라고 답하는 식이다. 김씨가 학원에서 딸을 태우고 집으로 오는 10~20분에 그나마 이야기를 나눈다. 김씨는 “주말에 온 가족이 모처럼 외식을 가도 딸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어 잔소리만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김은정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은 “엄마·아빠가 물어보는 게 ‘숙제했냐’, ‘스마트폰 한 시간만 해라’ 이런 식이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기본 요소가 가족인데 대화다운 대화는 없고 각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놓지 않는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행복을 위한 최우선 조건으로 ‘화목한 가족’(25.7%)을 제일 많이 꼽았다. 평소 행복을 느끼는 장소도 집(38%)이 1위였다. 가족 모두와 동반 저녁 식사를 한다는 초중고생의 행복감은 20.16점으로 그렇지 않은 학생(18.95점)보다 높았다.
대화 단절은 상호 불신과 갈등을 초래한다. 2015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버지의 17.4%(어머니 13.8%)는 ‘자녀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의 19.2%는 아버지(어머니는 22.6%)가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의 16.4%는 아버지와 자주 다투고 24.6%는 어머니와 다툰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가족부 조사(2017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만 9~24세) 4명 중 1명꼴(25.1%)로 심각한 우울 감정과 절망감을 경험한다. 양미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복지본부장은 “최근 상담실을 찾는 청소년들이 우울증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일이 많아졌다. 학업·대인관계 등 문제가 생겼을 때 가족에게도 기댈 수 없다 보니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 얼굴보다 뒷모습에 더 익숙해진다는 의미인 ‘아이 뒷모습 증후군(Children’s Back Syndrome)’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며 “대화가 끊어지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갈등이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장시간 근로, 아이의 ‘학원 뺑뺑이’ 같은 사회적 현상을 가장 큰 ‘가족 파괴’ 원인으로 든다. 이 때문에 방과 후 한 시간 이상 혼자 지내는 ‘나홀로 아동’ 비율이 37%에 달한다(가족실태조사).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는 일에, 아이는 학업에 매달려 서로 얼굴을 볼 시간조차 없다”며 “부모의 정시 퇴근 보장과 유연한 근무 시간 선택, 가족 친화적 기업 확산 등으로 부모와 아이가 같이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녀 입장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양 본부장은 “부모 세대들은 자녀와 소통법을 잘 모른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한다는 사람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기 이야기만 많이 하더라”며 “자녀의 기분이 어떤지 이해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기만 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자녀와의 대화가 어렵다면 ‘부모 교육’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가부는 이달부터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228곳에서 ‘부모 자녀 관계 회복을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심리상담연구소 소속 부모교육 강사인 박인경씨는 “아이들이 TV와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것은 누군가가 더 재미있게 놀아주지 않아서다”며 “아이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대화법을 잘 배우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의 말에 경청하고 자연스레 놀아주면서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남희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맞벌이 부부는 부모 교육을 받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가족 문제 상담과 부모 교육 등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를 만들고 육아기 아동을 둔 직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등 ‘워라밸’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7월 시행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가족 간의 대화 시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급여가 줄어든다면 저소득층 가정의 대화 시간을 줄일 것을 걱정한다. 정재훈 교수는 “근로시간 만큼 소득이 줄어든다면, 저소득층은 이를 만회하러 두 세 개 일에 내몰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 2018.05.08.>출처>
(1) [읽기 자료 1]을 읽고, 신문 기사나 내용에서 핵심 낱말과 핵심문장을 찾아 색깔 펜으로 줄을 그어 봅시다. 그런 다음 내가 기억해두고 싶은 곳에 표시하고 2~3줄로 정리해 봅시다.
(2) [읽기 자료 1]을 읽고, 가족끼리 대화가 쉽지 않은 이유를 찾아 정리해 봅시다.
(3) [읽기 자료 1]을 읽고, 가족끼리 대화가 단절이 되면 어떤 부작용들이 생기는지 찾아 정리해 봅시다.
(4)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생각 키우기
[읽기 자료 2] 가족대화? 대화의 그릇을 만들어보세요.
가족 대화를 꾸준히 하고 있는 한 교사가 있다. 궁금하다. 어떤 사연으로 가족 대화에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고자 2년간 가족 대화를 지속해서 실천하고 있는 <질문이 있는 교실> (중등편, 경향BP, 전성수·고현승 공저)의 저자 고현승 선생님의 사연을 들어본다. 질문이>
-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아내는 인천에 위치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초2, 초6 남매를 둔 맞벌이 부부입니다. 사는 곳은 남양주이지만 아내 직장이 인천이어서 아내는 새벽 5시에 출근을 하여 저녁 7시 30분에 귀가하고 있고요. 매일 왕복 120Km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 2년간 가족 대화를 약속한 시간에 진행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가족 대화란 무엇이고, 현재 어떤 주제로 어떤 방법으로 가족 대화를 진행하고 계시나요?
“그냥 가족들끼리 모여서 대화하면 되지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냐고 할 수 있어요. 어떤 가정에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상일 수 있어요. 형제자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때가 가끔 있긴 하지만 식사나 산책,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아이와 어른 관계없이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지 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문화는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가족대화란, 대화의 그릇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담으려면 그릇이 필요하듯이 가족들의 삶을 담기 위해서는 그릇이 필요한 거죠. 여기서 말하는‘그릇’은 한 가족이 살아가는 동안 주기적으로 모여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자유롭고 편하게 나누는 반복된 경험이에요. 이렇게 그릇이 만들어지면, 이제는 그릇에 음식을 담기만 하면 돼요.
대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저녁 식사 후에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약 30~40분 정도 그날 하루 있었던 소소한 경험을 나눕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5분 동안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밤 8시에 대화하기로 했다면, 그 전까지는 개인적으로 자기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거실에 있는 식탁에 모입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시간 관리자 역할을 하고 나서, 한 사람씩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약속이 있습니다. 가족 대화 시간에는 다른 가족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조언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을 때 어른들은 조언하고 싶어하지만 가족대화 자리에서는 그저 적절히 리액션만 하면서 경청합니다.
대화의 방법을 캐치볼로도 비유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화도 캐치볼을 하듯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다음은 캐치볼을 하면서 상대방과 상황을 신경 쓰듯이 가족 대화를 하면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안내할게요.
1. 가는 공이 좋아야 오는 공이 좋듯이 서로의 말을 주고받아요.
2. 연습을 할수록 캐치볼 실력이 늘어나듯이 대화를 지속적으로 해야 해요.
3. 둘 다 하고 싶은 마음이 중요해요. 억지로 하면 재미가 없어요.
4. 실수에 대해 구박하거나 윽박지르기보다 격려 받을 때 더 잘돼요.
5. 상대의 수준에 따라 말하는 내용의 난이도와 캐치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요.
6. 캐치볼 할 때 아이컨택을 하지 않으면 공을 받을 수 없듯이 대화할 때 아이컨택을 하지 않으면 소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요.
7. 상대방이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됐는지, 공을 받을 준비가 됐는지 확인해요. 그렇지 않으면 불통이 되거나 공에 맞아 다칠 수 있어요.
8. 캐치볼 할 때 상대방과 떨어진 거리에 따라 던지는 힘을 조절해야 하듯이, 상대방과 정서적 거리, 관계의 친밀도에 따라 말하는 내용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요.” (후략)
<출처 : 오마이뉴스, 2021년 04월 20일>출처>
(1) [읽기 자료 2]에서 가족대화를 무엇이라고 말했는지 찾아 정리해 봅시다.
(2) [읽기 자료 2]에서 가족대화의 방법을 ‘캐치볼’로 비유 했는데, ‘대화의 과정’과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 캐치볼(catch ball) : 야구에서 선수들이 서로 공을 던지고 받고 하는 연습 <출처 : 다음사전>출처>
△생각 넓히기
(1) [읽기 자료 2]에서 음식을 담으려면 그릇이 필요하듯이 가족들의 삶을 담기 위해서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별된 시간과 장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신문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그릇을 만들고 대화의 경험을 담아봅시다.
(2) 아래 내용을 참고하여 관심이 있는 기사 하나를 선택하고 부모님과 가족대화를 실천해 봅시다.
[신문으로 가족대화 하는 방법]
① 자녀가 신문에서 관심 있는 기사를 고릅니다.
② 핵심어 및 핵심문장을 표시하며 함께 읽어봅니다.
③ 부모와 자녀가 각각 질문을 만들어 봅니다.
④ 전체 질문을 부모와 자녀가 공유하며 대표 질문을 골라 생각을 나눕니다.
⑤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의견이 같다면 왜 같은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의견이 다르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토론해 봅니다.
⑥ 토론의 순서와 방법으로는 자녀가 먼저 발언을 하고, 부모가 그 발언에 대해 자녀의 경험과 가족의 일상생활과 연관 지어 반론하거나 질문을 합니다.
⑦ 대화를 마친 후 느낀 점을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⑧ 대화를 함께한 가족들과 감사의 악수 또는 포옹을 나눠봅니다.
⑨ 활동에 대한 내용을 글과 그림 등 다양하게 정리합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가족대화일기를 작성해보면 더욱 좋습니다.
△학생의 글
신문으로 가족대화 하기
아빠1 : 은결아, 아빠가 선정한 신문 기사 링크를 보내줄게. (경향신문 2021.06.22.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한국 어린이 행복도 ‘세계 최하위’)
은결2 : 이 기사를 제안한 이유가 뭐야?
아빠3 :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도가 최하위라는 기사 제목이 눈에 띄었어.
은결4 : 왜 이 기사가 가장 눈에 띄었어?
아빠5 :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왜 가장 낮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야.
은결6 : 그러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도는 왜 낮을까?
아빠7 : 방금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기사를 읽었지? 기사에서 행복한 정도가 낮은 이유를 분석한 문장이 있을 텐데, 함께 다시 찾아볼까?
은결8 : 아니, 그 신문에 들어간 말이 아니라 아빠의 생각을 물어보는 거야.
아빠9 : 오, 좋은 질문이야. 신문에 나와 있는 해석이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도 낮은 이유에 대한 아빠의 생각을 물어보는 거지?
은결10 : 맞아. 나는 아빠의 생각을 물어보는 의도였어.
아빠11 : 아이들이 아이들답지 못한 일상을 살기 때문에 행복도가 낮은 게 아닐까 해.
은결12 : 아이들이 아이들답지 못하다는 건 어떤 말이야?
아빠13 : 아이들이 실컷 놀지 못한 채 학교 끝난 후 이곳저곳 학원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실을 말해.
은결14 : 아빠는 아이들이 실컷 놀지 못하고 학원에 다니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걸 아이들답지 못하다는 뜻이구나. 내가 이해한 게 맞아?
아빠15 : 응, 맞아. 아이들이 자신이 선택해서 뭔가를 하는 기회보다 주어진 시간에 해야만 하는 일정들도 가득 차 있다고 여겨.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건 나쁘지 않지만, 아이들답게 친구들과 놀며 지내는 시간이 너무 없다고 생각해.
은결16 : 아, 이제 이해가 되었어. 기사에서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대만, 홍콩, 베트남, 네팔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낮게 나타났다.”고 했어. 그러면 기사에서 시간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했을 때 아시아 국가들은 왜 이렇게 낮게 나온 것일까?
아빠17 : 시간을 사용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설문 조사 연구진은 “한국의 경쟁적인 교육제도가 아동이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하게 어렵게 만들고 아동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요인”이라고 했어. 다른 친구들보다 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나 재촉을 아이들이 받고 있다는 뜻이고, 아무리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도 다른 친구들보다 점수가 낮으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은결18 :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면 한국보다 공부를 더 빡빡하게 시키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아빠19 : 교육열이 뜨겁기로는 우리나라에 제일 높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빠가 예전에 본 세계 여러 나라의 공부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이란 프로그램이 기억 나.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 등 각 나라의 독특한 공부 문화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
은결20 : 독특한 공부 문화란 뭐야?
아빠21 : 앗, 지금 이것을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그리고 오늘 신문 기사 주제와 다른 방향의 대화로 나아갈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은결22 : 그럼 이 이야기 대신 무슨 애기를 할 생각이었어?
아빠23 : 아이들이 자신이 보낸 시간에 대해 만족도가 낮다는 게 이번 연구결과가 제기하는 문제라고 생각해. 그렇다면 은결이도 어린이로서 이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 즉, 공감하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는지 말이야.
은결24 :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3년 전에 몇 개월 동안 다닌 공부방 외에 공부에 관한 다른 학원은 안 다녀봐서 잘 모르겠어. 하지만 어린이라면 놀고 싶은 건 당연해. 자신의 성장을 위해 학원에 가는 것도 좋지만 아직 어린이들이니까 밤늦게까지 학원에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아빠25 : 그러면 은결이 자신에 대한 시간 사용 만족도는 어때?
은결26 : 나는 만족해. 왜냐하면 공부도 다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하니까. 그러면 아빠는?
아빠27 : 아빠의 시간 만족도? 의외의 질문을 받아 놀랐어. 아빠에게도 시간 만족도를 물어봐 주어 고마워. 아빠는 조금 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 요즘은 해야만 하는 일들로 가득 차 있어서 다소 좀 아쉬워. 이제 슬슬 정리해 볼까? 오늘 기사를 읽고 은결이가 생각한 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면 어떨까?
은결28 : “우리나라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너무 혹독하게 시킨다.”가 나의 정리야. 아빠는?
아빠29 : 어른들의 마음에 드는 시간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마음껏 사용하는 시간을 주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은결30 : 아 아빠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선택하여 사용하는 시간을 주는 연습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구나. 그럼 오늘도 수고 했어. /밀알두레학교 6학년 고은결
/제작=정진우 교사(밀알두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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