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전 9시 전북혁신도시. 가는 길마다 도시 미관을 위해 가로수가 식재돼 있다. 하지만 걷다 보면 곳곳에 생육상태가 좋지 못한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나뭇잎이 말라비틀어져 있거나 계절을 건너뛰기라도 한 듯 나뭇가지가 휑하다. 그나마 잎이 남아 있는 나뭇가지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
가로수 생육상태가 불량하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전북혁신도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이곳에 심어진 가로수를 보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도시 미관을 위해 가로수가 심어졌는데 오히려 안 좋은 인상을 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31일 전북개발공사와 LH 전북본부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 내 가로수 식재는 두 기관이 지난 2013년까지 1단계 도시용지 조성을 완료하면서 진행됐다. 직경 12~15cm 활엽 낙엽수가 심어졌으며 식재 후 관리는 전북혁신도시 관할 지자체인 전주시와 완주군에 넘어갔다.
문제는 심어진 지 8년이 넘었지만 가로수 생육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나무마다 크기가 고르지 못하고, 일부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통이 말라 갈라져 있기도 하다.
관리 담당 지자체도 생육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관할 구역에 대한 가로수 유지관리를 일 년 내내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북혁신도시에 식재된 가로수는 전체적으로 생육상태가 좋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토양 경도(단단한 정도)를 가로수 생육 불량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보통 나무를 식재할 때는 토양 경도를 고려해야 한다. 적당한 경도여야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경도가 너무 높으면 빗물이 토양에 빗물이 토양에 스며들지 못하거나 뿌리가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기 어려워진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정관 과수과장은 “토양 경도가 높으면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공기도 유입되기 어려워 나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도시 건설의 경우 가로수 식재를 조경 측면보다는 건설 과정의 일부로만 보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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