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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오징어 게임의 서막 ‘딱지치기’

오징어 게임 포스터
오징어 게임 포스터

오징어 게임. 어릴 적 동네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골목을 누비던 그 놀이가 온 세계에 무섭게 번지고 있다. 바로 그것은 유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의 드라마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유료 콘텐츠 업체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고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전 세계에서 82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주목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탄탄한 줄거리와 전통문화 콘텐츠의 융합 설정이다. 인간의 본성. 부도덕. 모순과 윤리의 배반을 한국 전통 게임으로 오가며 보편적 공감대로 만들어 냈다.

이야기의 설정은 현실을 넣어놓은 허구와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빚에 허덕이는 사람을 모아 단순한 전통놀이로 인간의 물질만능주의를 채워주고자 한 발칙한 줄거리다. 물론 그러한 이야깃거리를 통한 옳고, 바름의 공식은 여느 드라마 논리와 같다. 드라마를 살펴보면 게임의 서막은 바로 딱지치기이다. 등장인물 중 1인(공유)은 처음 보는 주인공(이정재)에게 딱지치기란 전통놀이를 제안하고 한 번의 승리 법칙엔 10만 원이란 대가를 부여한다. 그렇게 줄거리의 서막은 시작되며 외딴 섬에서 이루어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또 다른 전래놀이의 변형이 살인 놀이로 이어진다.

드라마의 서막이자 동기부여가 된 딱지치기는 과연 어떤 전통놀이였을까? 왜 드라마의 감독은 딱지치기란 게임으로 서막을 알렸을까?

딱지치기는 종이로 만든 딱지를 땅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히거나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아이들의 놀이이다. 종이가 귀했던 시절, 책표지나 닥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들거나 재래식 헌 장판을 사각형으로 오려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종이가 점차 널리 보급된 1940년대부터 각지게 접어서 만든 딱지를 가지고 놀았는데 6·25전쟁 이후 두껍고 질긴 종이가 나오면서 접는 딱지가 보편화하여 전국적인 아이들의 대표 놀잇감이 되었다 한다. 처음에는 ‘조선 딱지’라고 하여 사다리꼴로 접었는데, 흔히 ‘방석 딱지’로 변화된 놀이는 필자가 어릴 적인 1970대에 많은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이 놀이는 딱지를 만드는 과정에 손기술과 창의력 발달 의지가 담겨 있으며 딱지를 치는 과정에서는 사물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구별할 수 있는 감성까지 내재되어 있다. 또한, 원초적으로 게임의 사회적 본능인 소유욕을 유발하게 현혹한다는 점인데 풀어 말하자면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오는 본능의 놀이 구조라는 점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서막은 그렇게 우리나라 전통놀이 콘텐츠 딱지치기를 소개하며, 사회구조의 부조리 그리고 잘못된 소유욕에서 만들어진 재생산된 인간의 모순을 알리고 있었다.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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