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업체 유리한 입찰 조건…신규업체 진입 장벽 높아
고질적 병폐 계속될 우려…공정한 경쟁 위한 개선 필요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선정을 앞두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전주시 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용역 입찰 과정에서 업체 평가 기준이 기존 업체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업체의 진입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대행업체의 불법행위와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기존업체와 신규업체 모두 첫 경쟁부터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는 11월 향후 2년간(2022년~2023년)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위한 업체 선정을 위한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용역’ 입찰 공고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 ‘전라북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용역 적격심사’ 기준에 따라 입찰을 추진해 온 전주시는 이번 입찰에서도 기존에 진행했던 조건과 동일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적격심사 기준이 기존 업체에 유리하고, 신규업체에는 불리한 사실상 불공정 기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행실적과 수행능력, 재무 상태 등의 기준으로 나눠 심사하는 현행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 적격심사 가운데 특히 이행실적 부문이 신규 업체 진입 시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행실적 부문은 기존 업체를 평가하는 ‘동일종류용역’과 신규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유사용역’으로 나눠 평가해 평점을 산출한다.
동일종류용역 이행실적(추정가격 30억 원 이상)은 평가 기준 100% 이상이면 25점, 75% 이상~100% 미만은 22점, 최하 25% 미만일 경우에는 13점을 부여한다. 신규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유사용역 이행실적은 100% 이상 8점이 최고점으로, 25% 미만의 경우 2점을 받는다.
기존 업체와 신규 업체가 모두 100% 이상의 평가를 받았을 때, 기존 업체는 25점, 신규 업체는 8점을 받게 된다. 두 업체 모두 최고점을 받더라도 17점의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규 업체의 진입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주시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신규 업체에는 기존업체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동일종류용역 이행실적 부문을 평가해 25% 미만에 해당하는 13점을 추가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지만, 추가 가점을 모두 받아도 신규업체(21점)는 기존업체(25점)보다 4점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규업체 진입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 만성화한 대행업체의 불법행위와 관행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전주시가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 없이 또다시 관행적으로 입찰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질적 병폐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한 조건 속 입찰 경쟁이라는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주시 쓰레기 행정에 대한 노력이 헛구호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아직 생활폐기물 원가산정용역이 진행 중이고, 평가 방식 등 조건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방침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존 업체와 신규 업체 모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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