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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임대 차량 언제 압류될지 걱정" 렌터카 사기 피해자들 호소

장기렌트 계약자들, 보증금 날릴 위기
명의 대여자는 차량 압류·신용 문제

“장기렌트 한 차량이 언제 압류될지 걱정입니다.” 최근 전북에서 발생한 렌터카 사기 피해자의 호소다.

전북에서 발생한 100억 원대 렌터카 투자사기로 피해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명의를 빌려준 이들은 캐피탈에 할부금을 갚지 못하면 자신 명의 차량 회수는 물론 신용에 문제가 생기고, 업체로부터 렌트한 이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산에서 거주하는 A씨(49)는 지난해 8월 제네시스 G80 차량을 매월 88만 원을 내면서 1년 장기렌트를 했다. 당시만 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 8월, 계약기간이 끝나자 제네시스 GV80 차량을 다시 한 번 1년 장기렌트 했다. 2500만 원의 보증금을 넣고 역시 매월 88만 원을 납부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해당 렌터카 업체 대표가 사기를 친 뒤 잠적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주변에서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류를 떼어봤더니 해당 차량은 업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캐피탈을 통해 장기렌트가 되어있었다.

A씨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이 캐피탈에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해당 렌터카에서 차량을 렌트한 사람들은 꼼짝없이 차를 내주게 생겼다”면서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잠적한 렌터카 업체 대표 B씨(30대)의 사기행각은 이렇다. B씨는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사업을 키우려고 하는데 차량이 부족하다. 명의를 빌려주면 내가 차량을 구매해 차량 할부금을 내고 수익금을 주겠다”고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B씨는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아내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주기도 했다. B씨는 빌린 명의로 캐피탈을 통해 제네시스, 벤츠, 아우디 등 고급 차량들을 장기렌트했고 이를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보증금을 받고 차량을 렌트해줬다. B씨가 잠적하자 캐피탈에 지급되어야 할 렌트비용 지급도 중단됐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명의를 빌려준 이들에게 전가됐다. 뿐만 아니라 A씨처럼 렌트한 차량들을 캐피탈이 회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더 큰 문제는 렌트한 이들이 맡겨놓은 보증금도 그대로 증발한다는 것이다.

렌트한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보증금의 절반만 받고 차량을 건네주거나 보증금 등을 포기하고 명의를 빌려준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그대로 차량을 건네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우리도 렌터카 업체에 맡긴 보증금이 그대로 날아가게 생긴 상황”이라며 “해당 업체에서 렌트한 주변사람은 보증금을 포기한 채 차량을 건네준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B씨에 대해 접수된 사건은 총 53건이다. 이중 47건은 고소장이 접수됐으며, 6건은 “렌트한 차량이 사라졌다”며 112에 신고됐다. 피해 금액은 100억여 원에 달한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주완산·덕진경찰서, 부안경찰서 등에 접수된 고소사건을 병합해 직접 수사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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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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