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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으로 딸 잃은 부부, 헌혈증서로 다시 사회로 나누다

이응세·신은혜 부부(왼쪽 사진)가 20일 군산시를 찾아 헌혈증서 1000매를 기탁했다.
이응세·신은혜 부부(왼쪽 사진)가 20일 군산시를 찾아 헌혈증서 1000매를 기탁했다.

“사랑하는 딸은 비록 하늘나라에 보냈지만 병마와 힘겹게 싸우는 다른 환우들을 살리는데 사용됐으면 합니다.”

백혈병으로 자식을 잃은 한 부모가 기증받은 헌혈증서를 군산시에 전달,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군산에 사는 이응세(65)·신은혜(66)부부는 20일 군산시를 찾아 아픈 딸을 위해 사용 예정이었던 헌혈증서 1000매를 기탁했다.

딸 슬기 씨는 지난 1999년 3월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군산여상)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희귀병인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증)에 걸렸다.

회사를 그만 두고 서울 소재 병원에서 치료에 집중하던 슬기 씨는 어느 정도 호전돼 고향 군산으로 내려왔고 이후 군산대에 입학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병이 악화되면서 그녀는 다시 병석에 누워야만 했다.

특히 혈액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군산여상 교사와 후원자 등이 정성껏 헌혈 증서를 모아 기증해주기도 했다.

많은 사람의 응원과 도움의 손길에도 슬기 씨는 최근 13년의 투병 생활 끝에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기증은 생전에 슬기 씨가 받은 사랑을 다시금 이웃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뤄졌다.

이들 부부는 “비록 딸은 살리지 못했지만, 누구를 아끼고 위한다는 이웃들의 마음이 담긴 이 헌혈증서가 필요로 하는 이에게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혈액수급이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부모님 뜻에 따라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는 기탁된 헌혈증서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을 통해 수혈이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환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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