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일 포클레인 등 동원에 강제 철거 집행
오물 및 각종 쓰레기 등 방치…환경오염 심각
좌대 설치 등 강력 대응·미개선 시 금지 검토
군산 만경강(대야면 광교리 1055번지 일원)은 낚시꾼 사이에서 일명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낚시하기가 편하고 입질도 좋다보니 주말(휴일)이나 평일 할 것이 하루 수십에서 수 백 명이 찾고 있을 정도다.
겨울 찬바람이 불어 닥친 20일 오후, 여전히 이곳에는 강줄기를 따라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부르릉, 부르릉”
낚시꾼들이 손맛을 즐기고 있던 그때, 어디에선가 요란한 기계음 소리가 만경강에 울려 퍼졌다.
강 주변에 낚시꾼들이 설치한 좌대 및 비닐하우스 등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기 위해 포클레인 한 대가 등장한 것.
군산시가 만경강 일대 질서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계도활동 및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강제철거’라는 칼을 꺼내들었다.
이날 행정집행에는 시청 직원을 비롯해 물리적 충돌을 대비해 경찰까지 동원 됐다.
불법 시설물 철거작업이 시작되자 일부 사람들은 하던 낚시를 접고 금세 자리를 뜨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 낚시꾼은 “(낚시를) 왜 방해하느냐”며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낚시꾼은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만경강의 경우 낚시꾼들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명소지만 반대로 이들이 남긴 흔적 때문에 군산시와 인근 주민들은 늘 골머리를 앓아왔다.
실제 이날 만경강 일대를 둘러본 결과 자연환경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낚시꾼들이 다녀간 자리에는 미끼와 봉지·병·음식물 찌꺼기·오물 등 각종 쓰레기가 난무했으며, 심지어 술판을 벌이거나 숯불에 고기 굽은 흔적 등도 여러 발견됐다.
불법 투기로 인한 하천 오염도 우려될 뿐 아니라 낚시꾼들이 설치한 무분별한 불법 좌대 등은 안전을 위협하고 주변 미관도 해쳤다.
여기에 좁은 도로 및 농로를 가득 메운 차량으로 인해 주민들과의 갈등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클레인이 강에 설치된 불법 좌대 등을 처리하자, 이를 바라보던 한 주민은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올바르게 낚시만 하면 누가 뭐라 하겠느냐”며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군산시가 이날 철거한 좌대만 모두 30여 개.
“좌대를 철거하지 않을 시 강제 집행하겠다”고 사전 경고문이 부착하기 전에는 무려 60개 달했다는 게 시측의 설명이다.
철거를 마친 만경강의 풍경은 확연히 달라졌다. 말끔해진 강 주변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철새와 갈대 숲 등이 조화를 이루며 수려한 경관을 자랑했다.
다만 이 모습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이곳에서의 낚시행위를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이곳에서 불법행위를 더욱 철저하게 감시하고 대응할 방침”이라며 “낚시꾼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을 시에는 최종적으로 낚시금지구역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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