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경기 불황속에서도 희망나눔 캠페인인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도 힘겨운 우리 사회에 온정의 빛을 발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말까지 두달 동안 73억5000만 원을 목표로 진행한 ‘희망 2022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이 총 100억8000만 원을 모금, 137.1도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국으로 성금 모금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지난해 모금액 84억2000만 원보다 16억6000만 원이 더 걷혔다. 이에 전북은 지난 1998년 희망나눔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24년 연속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기는 성과를 올렸다. 전국적으로는 3700억 원 목표에 4279억 원이 모금돼 사랑의 온도탑이 115.6도를 기록했다.
전북지역 이웃돕기 성금 모금 내역을 보면 전국적 상황과는 달리 법인 기부보다는 개인 참여가 많았다. 전국 모금을 보면 개인 기부는 28.7%에 불과한 반면 법인 기부금이 71.3%에 달한다. 대규모 법인·단체나 대기업 등의 고액 기부금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전북은 법인보다는 개인의 쌈지돈 기부가 더 많다. 올해 전북지역 모금액 100억8000만 원 중 법인 기부금은 46억7000만 원으로 46.3%를 차지한 반면 개인 기부금은 54억800만 원으로 53.7%를 기록했다. 전북은 지금까지 법인보다는 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랑의 온도탑을 높여온 셈이다. 특히 수억원을 쾌척한 임실의 독지가나 부안의 익명 기부자 김달봉씨, 전주 서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등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천사들로 더 빛을 발했다.
하지만 자발적인 이웃돕기 기부와는 달리 아직도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반강제적인 성금 모금 행태도 있어 사랑 나눔의 취지를 희석시킨다. 주로 군지역이나 도농통합시 지역에서는 행정에서 마을세대별로 일정금액을 할당하는 형식으로 성금을 거출해 언론사 등에 게재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사랑의 온도탑 달성 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농촌지역은 고령화에다 홀로사는 노인 등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에 마을 이·통장이 할당된 성금 마련에 큰 부담감을 가진다는 하소연도 많다. 실제 개별 고지 형태로 성금을 모금하는 적십자사 회비 모금은 올해 크게 줄어들었다. 전북적십자사는 올해 15억7000여만 원을 목표액으로 정했지만 지난달 말 목표액 대비 67.4%인 10억6000만 원에 그쳤다. 그만큼 개개인의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자발적이 아닌 나눔은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희망 나눔이 되레 어려운 사람들에게 준조세로 작용해선 안 된다. 사랑의 온도탑이 농촌주민의 근심거리가 돼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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