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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박물관과 교도소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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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익산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배들 간의 패싸움을 계기로 ‘조폭 박물관’을 세우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익산 시민들이 갑론을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일 새벽 익산시 동산동의 한 장례식장에서 익산시내 2개 폭력조직 조직원 30여명이 패싸움을 벌였고, 이후 익산경찰서장 출신으로 오는 6월 익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김성중 후보가 조폭 박물관 건립을 제안하면서다.

김 후보는 자신의 SNS에 올린 ‘교도소 옆, 조폭 박물관’이란 제목의 글에서 익산시 성당면 교도소 세트장 옆에 조폭 박물관을 짓자고 제안했다. 1980년대 전남 목포, 광주와 함께 국내 3대 조폭 도시로 불렸던 오명을 브랜드 삼아 교육과 문화관광의 장으로 삼고 조폭 문화를 박물관에 봉인해 박제화시키자는 주장이다.

범죄 세계에서 속칭 ‘학교’로 불리는 교도소의 촬영용 세트장은 익산시가 지난 2005년 폐교된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그동안 영화 홀리데이, 조폭마누라3, 거룩한 계보, 타짜, 마더 등과 드라마 아이리스, 수상한 삼형제 등이 촬영됐고 교도소 세트장을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김 후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마피아 박물관(THE MOB MUSEUM)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마피아 박물관에는 마피아 두목이 쓴 일기, 자동차, 권총, 도박 기계, 돈다발 등 각종 마피아 관련 기록과 유물, 이들을 소탕했던 FBI의 각종 수사 장비와 기록 등 2000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박물관 내부 관람과 체험 등 종류에 따라 입장료가 30~40달러(4만~5만원)에 달한다.

전주에서는 ‘교도소 호텔’ 구상도 있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교도소가 이전하면 그 건물을 리모델링해 교도소 호텔로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구상을 밝힌 적이 있다.

해외에는 성업중인 교도소 호텔이 적지 않다. 미국 보스턴에는 지난 2007년 교도소를 5성급 호텔로 개조한 '리버티 호텔'이 있고, 감방 105개를 개조해 만든 네덜란드의  '헷 어리스트투이스 호텔'과 영국 옥스퍼드의 교도소를 개조한 '말메종 옥스퍼드 호텔' 등도 이색 유명호텔로 꼽힌다.

영화 더 록(THE ROCK)을 통해 잘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알카트라즈섬의 교도소 이름을 빌어 만든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알카트라즈 호텔', 핀란드의 '카타야노카 헬싱키 호텔', 터키 이스탄불의 '포시즌 술탄아흐멧 호텔', 스웨덴 스톡홀름의 '랑홀멘 호텔', 스위스 '루체른 감옥 호텔' 등 세계 곳곳에서 교도소 호텔이 영업중이다.

교도소 호텔들은 죄수들을 모델로 작업한 사진과 감옥 창살 등 옛 교도소의 인테리어를 최대한 활용하고 죄수복을 입고 진행하는 디너파티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조폭 박물관과 교도소 호텔 같은 색다른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이 변화를 갈망하는 지역 사회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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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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