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기준 1드럼 당 23만9970원⋯지난해보다 10만원 껑충
생계에 막대한 타격⋯“한시적인 지원 대책 마련” 목소리
12일 오전 군산 해망동 위판장 일대.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며 생동감이 가득했던 이곳에 다소 적막감이 흘렀다.
활기가 넘쳐났던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다만 갈매기 떼의 울음소리만 간혹 내항의 적막함을 깰 뿐이었다.
내항에 옆구리를 맞대고 있는 수 십 척의 어선들도 여느 때와 달리 한산했다.
보통 다음 출어를 위해 배 안에서 어민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날은 예외였다.
특히 성어기가 시작되면서 한창 바쁠 시기이지만 어민들의 표정들은 하나같이 어둡기만 했다.
비응항의 분위기도 마찬가지.
해망동과 비응항 등 지역 포구마다 이처럼 침체에 빠진 이유는 바로 어민들에게 공급되는 선박 면세유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수협 등에 따르면 4월 기준 1드럼(200리터)당 가격은 23만997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만원이 올랐다.
면세유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에 따른 유가 폭등 탓으로, 지역 어민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면세유 가격이 20만원을 넘어서면서 출어를 포기하는 어민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 씨(58)는 “고기를 잡아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치솟는 기름 값에 많은 어업 종사자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어민 역시 “인건비 건지기도 힘들어서 아예 출어를 포기하고 선원들에게 휴가를 준 곳도 많다”며 “고기 잡는 재미가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어민들은 ‘면세’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면세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심명수 비응어촌계장은 “기름 값이 지난해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어획부진 및 어장 축소 등 여러 악재와 맞물려 지역 어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수협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전북도와 군산시에 어업용 면세유 인상분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실제 전남의 경우 긴급예비비를 통해 어업용 면세유 인상분의 50%를 지원하는 지침을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시수협 관계자는 “높아진 유류가격에 따른 생산비 증가로 어업인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이어 유류 값 폭등으로 (어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타 지역처럼 전북도와 군산시가 지원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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