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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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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 치적은 지방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하자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의 최대 지표로 삼았다.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프로젝트로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해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전북과 부산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충북 경북 경남 제주 등 10곳에 혁신도시를 세우고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했다.

노 대통령의 국가 재편 프로젝트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공공기관 등 153개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다. 전북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지방자치인재개발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국민연금공단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12개 기관이 들어섰다. 애당초 한국토지공사가 전북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규모가 작은 주택공사와 합병을 통해 경남 진주로 넘겨줬다. 토지주택공사를 가져간 진주는 엄청난 지방세수 증가로 대박을 맞았지만 이를 빼앗긴 전북은 천추의 한이 되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효과로 서울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세로 반전되고 지방 인구가 소폭 늘어났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을 거치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되자 또다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재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혁신도시 시즌2 전략을 세웠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로드맵을 세웠고 지난해 민주당도 정기국회에서 처리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 말을 맞아 추진동력을 잃으면서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공공기관 370개 중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164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125개로 33.8%를 차지했고 경기가 31개 인천 8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공공기관의 44.3%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윤석열 정부도 지난달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 지역균형발전 비전 및 국정 과제를 발표하면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15개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지역균형발전으로 가는 마중물과 같다. 더 강력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 지역에 희망을 불어넣는 메시지가 되길 소망한다.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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