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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왕궁물류단지 드론 제초제 살포 피해 ‘일파만파’

익산왕궁물류단지(주), 논밭으로 둘러싸인 사업 대상지에 드론으로 제초제 살포
인접 논 안전장치 없이 노출된 벼 추수 앞둔 상황에서 말라비틀어지는 등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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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익산시 왕궁면 광암리 805번지 일원 물류단지 조성사업 대상지 남측의 논. 추수를 앞두고 있는 벼 대부분이 한 뼘 정도 덜 자란 채 누런색으로 변해 있었고, 논 가장자리 벼들은 불에 타버린 것처럼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사진=송승욱 기자

익산왕궁물류단지(주)의 드론 제초제 살포로 인한 농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쌀값 폭락으로 인해 근심이 이만저만 아닌 농민들이 추수를 앞둔 벼가 난데없이 제초제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며 익산왕궁물류단지(주) 측의 행태를 성토하고 나서며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오후 익산시 왕궁면 광암리 805번지 일원 물류단지 조성사업 대상지 남측.

2m 남짓의 농로를 사이에 둔 논의 벼들이 누렇게 떠 있었다.

통상 10월 중순께 추수를 한다고 치면 지금쯤 낟알이 여물어 벼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벼가 한 뼘 정도 덜 자란 채 누런색으로 변해 있었다. 논 가장자리 벼들은 불에 타버린 것처럼 잿빛으로 변해 있었고, 손에 쥐면 금세 바스러졌다.

일대 인접한 논들은 대부분 마찬가지 상태였다.

물류단지 조성사업 대상지와 맞닿아 있는 논은 물론 100m 너머의 논들도 군데군데 생육이 정상적이지 않거나 변색된 벼들이 있었다.

인근 팽나무 농가도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3년여간 계약재배를 해왔고 오는 10월 납품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나무들이 말라비틀어져 성장이 멈췄고 상품 가치가 훼손돼 버렸다는 게 팽나무 재배 농민의 설명이다.

농민들은 이 같은 피해의 원인으로 지난 7월 말 드론으로 뿌려진 제초제를 지목하고 있다.

당초 드론 제초제 살포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알게 돼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쌀 재배 농민 A씨는 “처음에는 흰잎마름병인 줄 알고 영양제를 더 주고 방제 작업을 했는데 상태는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논 바로 옆에서 드론으로 제초제를 뿌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드론 방제는 해가 떠 있을 때 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통상 오전 10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에 하는데, 드론 제초제 살포가 오후 1~2시께 이뤄졌다고 하는 걸 보면 농사일을 잘 모르는 이가 아무 생각 없이 논 바로 옆에서 제초제를 뿌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농민 B씨는 “왕궁물류단지(주) 측에서 말로는 벼 수확량을 보고 피해 보상을 해 주겠다고 하는데 각서나 확인서를 요구하면 이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나”라며 “드론으로 제초제를 뿌려 말도 안 되는 피해를 입힌 주식회사 측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된 농민들을 대상으로 성실히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을 함께 둘러본 소길영 익산시의원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드론 제초제 살포로 인해 벼가 예년보다 한 뼘 정도 덜 올라왔다. 이삭도 비정상적으로 팬 것처럼 보이고, 이런 상태라면 추수를 하더라도 쭉정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업 추진 과정의 편의성 측면에서 자행된 것이라면, 충분한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궁물류단지(주) 관계자는 “언론 보도가 되기 전부터 일부 피해 농가들과 협의 후 합의서를 작성했고, 지금도 피해 농민들을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보상 협의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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