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전쟁을 치르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써내려간 난중일기 원본을 현재 단 한 줄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9기 2학기 2강이 열린 지난 6일 전주 라루체 강의실에서는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펜데믹 시대의 예술... 시로 느끼고 붓으로 춤추자’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일본이 훼손하고 왜곡한 광개토대왕 비문을 20년간의 연구 끝에 진실을 밝혀낸 김 교수는 ”선조들이 남긴 우리나라 역사책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나라가 무슨 문화국가 인가. 문맹국가나 다름없다“며 ”한자를 쓰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문화는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한자교육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미군정이 우리나라를 영원히 지배하기 위해 한글 전용법 제정하면서 부터"라고 밝혔다.
1945년 해방이후 미군정은 모든 문서에 대한 한글화를 2호 법령으로 제정했고 소련도 북한에서 3년 이내 모든 문서에서 한자를 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당시 미군정은 이 땅에서 한자만 빼 버리면 우리 민족이 동티모르 수준으로 퇴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에 순종하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문헌에서 한자를 빼내면서 우리 국민들은 조상들이 남겨놓은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것.
김 교수는 한류가 세계를 휩쓰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한류는 문화가 아닌 유행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1980년대 말까지 큰 인기를 끌며 유행했던 홍콩영화가 지금은 존재 가치가 사라진 것처럼 우리 한류도 문화라는 옷을 입히지 않으면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가 서양문화를 받아들여 익숙해 졌듯이 우리도 이제 우리 문화를 서양에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외국인들이 판소리 완창 무대를 보고 한 사람이 어떻게 5~6시간을 쉬지도 않고 노래할 수 있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판소리에 담긴 기가 막힌 해학과 의미를 외국인들이 깨닫게 된다면 우리 문화를 진정으로 알게 되며 우리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계기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고의 수신 예술인 서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가 우리의 일상이 돼버린 현실에서 심리적 안정과 자기수양을 위해 서예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붓 끝에 온 정신을 집중을 하지 않으면 글씨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온갖 잡념이 사라지게 되며 단전호흡이 저절로 이뤄져 정신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우리 뿐 아니라 중국의 서예가들이 대부분 100세 가까이 건강한 상태에서 장수했던 점을 보면 정신과 신체 건강에 서예가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내 마음 속에 쓸데없는 욕심과 잡념이 없으면 날마다 좋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지루한 팬데믹 시대를 시로 느끼고 붓으로 춤추며 아름답게 살아보자”며 이날 강의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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