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또 부킹’ 과 관련 골퍼들 불만이 극에 달했다. 코로나 이후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예약 자체가 로또 당첨만큼이나 힘들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인구 11%인 564만 명이 골프를 즐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연간 골프장 이용객이 50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문제는 역대급 호황기를 틈타 폭리를 취하면서도 고객 서비스 질은 떨어졌다는 점이다. 빗발치는 문의 전화 때문인지 일부 예약 담당자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불쾌감을 주기 일쑤다. 속칭 잘 나가는 골프장은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단체 예약을 신청하면 최소 3주 전 부킹 여부를 알려줘야 함에도 D-day가 임박해 사인을 줌으로써 낭패를 겪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당분간 이같은 황금기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고객 서비스 문제가 단골 메뉴로 등장할 것 같다.
골프장 명암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최고조에 달한 호황세를 편승한 가격 인상은 이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팬데믹 이전에 비해 그린피가 평일 20-30% 비싸져 골퍼들 부담은 가중됐다. 여기에다 일부 유명 골프장은 팀을 끼워 넣는 꼼수까지 동원해 서비스는 아예 뒷전이라며 시선이 곱지 않다. 라운딩 9홀 돌고 그늘집에서 대기 시간이 40-50분 늦어지는 배경이다. 도내 지금 회원제 2곳을 제외한 26군데가 대중제로 운영된다. 거의 대중제로 바뀌면서 개별소비세와 토지세 등을 면제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회원제 형태의 영업을 일삼아 빈축을 사고 있다. 야외 레저 활동이 마땅치 않은 코로나 상황에서 골프장으로 몰리는 고객들을 ‘봉’으로 여긴 것이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골프장 위세는 ‘로또 예약’ 뿐 아니라 천정부지로 치솟은 매각 대금에도 드러나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 상황이 바뀌자 인기 있는 곳은 한 홀당 30억 호가하던 시세가 80억 안팎으로 뛰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런 골프장 중 일부는 서울 소재 법인들이 연간 보증금 20억을 제시하며 ‘황제 부킹’까지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급기야는 VIP 고객유치를 겨냥해 럭셔리한 골프텔 분양까지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꺼리던 거래 은행마저 태도가 180도 달라져 ‘실탄’ 공급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고객 불만은 부킹과 함께 서비스 정신 부족으로 귀결된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시설로 골퍼 인기를 독차지하는 1-3곳은 그 명성에 비해 서비스 질은 오히려 뒷걸음 친다며 꼬집기도 한다. 접수창구 직원 태도가 불손한 데다 만만치 않은 음식 값에 단골들은 골프장 인근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 아직 때 이른 감은 있지만 골프 대중화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다. 예전 40-60대 전유물로 인식된 골프 인구가 20-30대까지 폭넓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결국 고객 관리 서비스가 골프장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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