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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다문화교육, 국제이해와 세계시민교육으로 확장해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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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전 군산동고 교장

국제결혼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 가정 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그들 자녀에 대한 적응 지원과 포용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교육청과 학교에 다문화교육이 국가 정책으로 들어온 것은 2006년부터다. 

다문화교육의 필요에 따른 논리적 배경은 다문화주의적 관점이었다. 단군을 운운하며 ‘단일민족’의 자부심을 주입했던 교육 이력이 있었으니, 이주민 가정이 늘고 그 자녀들을 포용해야 하는 교육에서 다문화주의를 테마로 내세우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논리였을 것이다. 그런데 교육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이 관점과 정책은 ‘동화(同化)’와 ‘포용’으로 방향이 이분되었다. 이 방법은 이주민 자녀와 일반 아이들의 구별을 전제한다. 이주민 자녀에게는 한국문화에의 동화를 지원하고, 일반 아이들에게는 그들을 배척하지 말라는 포용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굳이 전문가의 분석을 빌리지 않아도 출발점이 된 다문화주의 관점은 은근히 이렇게 둘로 그룹이 나뉘었다는 알 수 있다. 이주민 자녀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자신들을 ‘다문화’라고 부르는 호칭이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는 당시 이 아이들이 얼마나 배척되었는지와 이를 수습하는 것이 가장 큰 교육적 과제였음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16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다국적 이주민과의 어우러진 삶이 보편화 되었다. 오직 이주민 자녀라는 이유로 차별을 두거나 배척하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주민 자녀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여전히 적응 지원은 필요하다. 한국어교육, 교우, 상담, 문화 이해 지원 등은 어렵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강화와 케어 차원에서 필요하다. 이중언어말하기 대회는 오히려 그들의 강점을 살리고 적응력을 높여주는 좋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문화교육은 그룹을 나누지 않고 모든 아이들에게 다문화주의를 체화하도록 하는 교육 방향이 중요하다. 이주민 자녀도 한국 문화를 다문화로, 일반 아이들도 그들의 문화를 다문화로 받아들이면서 문화다양성의 인식을 확장해 가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동화와 포용으로 대립시키는 속내를 없애야 한다. 

이제 다문화교육은 그 방향성을 손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주민 자녀가 초등학교에 집중되었던 과거에서 지금은 초, 중, 고로 퍼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등 교육 대상에서의 이주민 자녀 현황과 그들에 대한 교육적 지원 항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지원 체계를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두 번째는 모든 아이들을 동일한 방향의 다문화교육의 대상으로 보는 일이다. 동화와 포용의 대립적 지향을 지금 이 시대는 요구하지 않는다. 이미 전 세계적 흐름이 된 다문화적 조건이므로 모두가 한 덩어리로 다문화주의를 소화해야 한다. 세 번째는 다문화 또는 다국적 차원의 상호 이해와 교류에 대한 교육적 접근의 실행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문화와 나라에 대하여 그들과 함께 사회적 어려움과 고민을 나누고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국제이해와 교류 그리고 세계시민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직접 이동하면서 만나야 하는 오프라인 소통의 시대는 아니므로, 기획과 방안이 만들어지면 다양한 온라인 시스템이 그 방법을 도울 것이다. 

구별이 사라지고 더 넓게 통합과 융합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국제이해, 세계시민교육으로 확장해 가는 다문화교육은 모든 학생들이 세계 속의 자아를 확인하는 데에 가장 확실한 교육 기제가 될 것이다. 

/송영주 전 군산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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