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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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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관련 뉴스가 끊임없이 쏟아지자 도민들은 의아해한다. 한동안 잊혀졌으나 애환을 함께 한 그 향토기업이 떠오르면서 착잡한 모양이다. 그러잖아도 몇 년 전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쌍방울 법인카드 뇌물 의혹 당사자가 구속된 데 이어 외화 밀반출, 북한 광물 투자까지 꼬리를 무는 모양새다. 급기야 휘발성이 큰 대장동 사건 김만배와 연루설까지 제기되자 도민들 입장에서도 헷갈리기 마련이다. ‘쌍방울’ 하면 전통의 내복 전문 기업으로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속속 드러나는 메가톤급 사건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도민 생각과 달리 일련의 과정에서 밝혀진 쌍방울그룹은 기업을 사고 파는 M&A 전문 기업이나 다름없다. 과거 내복 전문 기업을 인수한 새 오너가 문어발 확장을 거듭한 셈이다. 지난 1997년 모 그룹이 부도가 난 뒤 수 차례 인수인계 과정을 겪으며 변화를 거듭해왔다. 원래 쌍방울의 뿌리는 1954년 익산에서 이봉녕-창녕 형제가 세운 형제상회가 출발점이다. 사업이 번창해 속옷 브랜드로 전국 명성을 쌓으며 기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 기억 속에 쌍방울에 대한 고정 이미지로 무주리조트와 함께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가 꼽힌다. 더불어 199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남성 속옷 TV광고 ‘트라이’ 는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요즘 언론에 자주 회자되고 있는 김성태 회장은 2010년 쌍방울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옛 주인 이봉녕 일가는 지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각종 사건에 휘말리며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그는 쌍방울그룹의 몸집을 키우며 작년 이스타 항공과 함께 올해 쌍용차 인수에도 뛰어들었으나 실패한 바 있다. 그룹 회사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연일 터지는 사건 배후로 지목돼 그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런 김 회장이 해외 도피중 이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는 쌍방울 관련 뉴스가 계속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도민들은 ‘쌍방울’ 이란 기업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퇴색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한때 전북의 향토 기업으로 도민 사랑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지금도 익산에 가면 쌍방울 흔적이 여전한 상황에서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 되면서 혼란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레이더스 창단 비화를 통해 쌍방울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더듬어 본다. 당시 전북에 선수가 부족해 출범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타 구단 방출 선수를 영입해 어렵게 출발은 했다. 그렇게 창단한 레이더스가 기대와 달리 불꽃같은 투지로 그라운드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팀 컬러를 선보임으로써 관중을 매료시켰다. 오죽하면 ‘공포의 외인구단’ 이란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해체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팬 클럽이 존재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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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kyg@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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