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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품앗이 문화' 떠올리게 하는 닥무지 작업·전통한지 제조 체험기

22일 흑석골에 위치한 전주천년한지관서 체험 진행
눈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천막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작업
실내 작업장서 전통한지 제조 체험도...제조 과정 일부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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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진행된 '닥무지 재현 행사'에 참여한 지역주민, 체험객들이 한지관 초지장과 함께 닥무지 작업을 하고 있다.

과거 '한지골'로 불렸던 전주 흑석골의 마을 행사인 '닥무지 작업'이 수십 년이 지나서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재현됐다. 닥무지 작업은 전통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솥에 넣고 쪄서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이다. 전통한지 제조 과정 중 닥나무 수확 이후로 가장 먼저 행해지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매년 12월 초부터 2월까지, 즉 김장철이 지나면 각 마을에서 품앗이 형태로 닥무지 작업에 나섰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닥나무를 수확하고 닥무지 작업을 했던 것이다. 이는 '한지골 문화'로 불렸다.

22일 흑석골에 위치한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진행된 '닥무지 재현 행사'에 기자가 직접 참여했다.

이날 눈이 펑펑 내려 추운 날씨에도 한지관 앞을 지나던 지역주민, 체험객 등 너나없이 천막 아래 자리 잡고 앉아 닥나무 껍질을 벗겨냈다. 닥나무 껍질은 최대한 손상되지 않도록 벗겨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체험객들의 서툰 솜씨에 곽교만·박신태·오성근 초지장은 연신 "껍질을 뒤로 젖히면 안 돼. 다 찢어져. 들춘다는 느낌으로 해야 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후 실내 작업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통한지 제조 체험에 나섰다. 제조 과정 중 일부인 흑피 벗기기, 한지 뜨기(초지), 온돌건조 등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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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진행된 '닥무지 재현 행사'에서 한지관 박신태 초지장이 지역주민, 체험객들에게 한지 뜨기(초지) 과정의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한지 형태가 눈에 보이는 것은 한지 뜨기(초지) 과정부터였다. 초지장이 닥섬유가 풀어진 초지통에 발을 놓고 앞 물질, 옆 물질을 반복하자 온전한 한지 형태가 완성됐다. 초지장의 손길은 확실히 달랐다. 초지장처럼 나무판자 위에 올라가 앞 물질, 옆 물질을 해 봤다. 기술과 경험이 없어 자꾸 한지가 울었다. 결국 온전한 한지 형태는 하나도 보지 못한 채 온돌 건조장으로 자리를 옮겨 건조 체험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

체험객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듯 체험에도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전통한지 제조 체험 과정을 하나씩 하나씩 해 내면서 체험객끼리 "못해도 괜찮아요"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 생소한 체험에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지를 만들었다. 대부분 한지 만들기가 어려운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지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지관 앞을 지나가다 들렸다는 지역주민 신금용(56) 씨는 "한지관에서 행사가 있다고 해서 들렸다. 사실 평소 한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야기만 들었는데, 직접 만들어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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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천년한지관 #한지골 #닥나무 #닥무지 #전통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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