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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뷔-완산을 재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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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드라마에 관심이 없더라도 얼마 전 끝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시청률 22%를 돌파한 이 드라마는 1980년대 후반부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시대극인데 실화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을 떠올리거나 삼성, 현대, 기아, 신세계 백화점 등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직관적으로 삼성이나 현대를 떠올리는 건 바로 데자뷔(dejavu)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는 뜻인데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젠가, 어디에선가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종의 기시감(旣視感)이다.

선거만큼 데자뷔가 잦은 것도 없는데 전주완산을 재선거(4월5일)가 다가오면서 왠지 어디서 경험한 듯한 느낌을 갖는 이들도 많다. 바로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 때 전주완산을인데 결과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4만982표(37.53%)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4만871표(37.43%), 국민의당 장세환 2만4943표(22.84%), 무소속 성치두 2390표(2.18%)를 누르고 당선됐다. 치열한 3강 구도가 아니었으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기는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묘하게 민주당 공천이 없는 이번에도 유력 후보간 3파전을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 무소속 김광종 후보는 물론, 민생당 이관승, 박종덕 후보 등도 출마 채비 중인데 지역정가에서는 국민의힘 정운천, 무소속 김호서∙ 임정엽 후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3파전 필패론을 의식해서인지 임정엽, 김호서 후보는 최근 두어 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핵심인 단일화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고 일단 각자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선거 막바지에 가서 3강 구도가 될 경우엔 무소속 단일화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관건은 정운천 의원의 결단 여부다. 그의 출마는 기정 사실화하고 있으나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나설 수 있기에 막판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완산을 재선거에는 또 하나의 데자뷔가 도사리고 있다. 민주당 차원에서 무소속이나 타 정당 후보를 돕지 말라는 엄명이 떨어진 것이다. 괜히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처신을 할 경우 당직자나 광역, 기초의원은 훗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또한 불과 10여년 전 전주에서 데자뷔가 있었다. 지방의원이라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심정에서 2009년 재보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정동영(덕진)과 신건(완산갑) 후보를 도왔던 지역정치인들이 훗날 어떻게 됐는지는 지역정가에서 너무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최형재, 이덕춘으로 대표되는 유력 후보군들이 불출마한 가운데 이들의 속내도 매우 궁금하다. 친민주계 후보의 당락이 내년 총선 때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결되기에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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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을재선거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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