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커뮤니티에 지난 주말 시민 목격담... 패러글라이더 엔진 소리에 수많은 새들 피해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도 패러글라이딩을 대표적인 조류 서식 교란 요인으로 꼽아
“새들이 패러글라이딩 모터 소리에 한 번 놀라면 다시 오지 않아요. 서식 여건이 잘 갖춰져 있어도 교란 요인이 있으면 위험지역으로 생각을 하는 거지요.”
익산 만경강 일대에서 벌어지는 패러글라이딩이 황새를 비롯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의 서식을 교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익산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만경강 패러글라이딩으로 인해 강가에서 쉬고 있던 황새를 비롯한 수많은 새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글과 동영상이 게시됐다.
주말에 산책 중이었는데 저녁노을이 질 무렵 강 하류 쪽에서 패러글라이더 2대가 시끄러운 엔진 소리를 내면서 상류 쪽으로 비행하자, 한가롭게 쉬던 새들이 놀라서 일제히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일부는 하늘을 맴돌다 휴식처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 버렸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저처럼 새를 보고 있던 주위 다른 사람들도 불쾌감을 표현했고,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만경강에서 위험하고 불필요한 패러글라이딩 허가가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들고 화가 났다. 만경강을 아끼는 익산시민으로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피력했다.
다른 시민들도 댓글에서 ‘일부러 괴롭히는군요. 영상 방송국에 제보하세요’, ‘본인은 좋겠지만 그곳에 있던 분들에겐 민폐일 건데요’, ‘자치단체 확인해 보고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싫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1년간 익산 만경강 일대 조류 모니터링을 진행한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패러글라이딩을 대표적인 조류 서식 교란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역생태연구가 유칠선 박사는 “하필이면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조류들이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익산천 합류지점에서 주로 패러글라이딩이 펼쳐지고 낚시나 캠핑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면서 “만경강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생태 자원을 보존하고 이를 활용해 만경강을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생태하천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익산천 합류지점만큼은 우선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계획과 실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먹이 활동이나 휴식을 위해 만경강을 찾은 새들이 이곳을 위험지역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패러글라이딩 같은 경우 새들이 모터 소리에 놀라면 다시는 찾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패러글라이딩을 강제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선 지속적인 계도 활동을 펼치고,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전북도 등과 협의해 야생동물 보호구역 지정을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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