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거래량 3년연속 감소세, 전년보다 1만여 단(15%) 줄어
동네꽃집, 생존 위해 저렴한 종이꽃·실속형 용돈박스 등 이색상품
생산비↑ 판매량↓…전북화훼 “국산생화 선물 옛말, 재배지도 감소”
“카네이션 큰 화분은 아예 들여 놓지도 않았어요. 경기도 어려운데 꽃 살 돈으로 부모님 용돈 드리는 게 낫다 싶은 거겠죠”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전주시 삼천동 꽃집. 가판대 앞에는 ‘어버이날 용돈박스’, ‘카네이션 미니 다발’, ‘한송이 포장’ 문구가 크게 걸려 있었다.
플로리스트 김수경(34) 씨는 “5만 원대 넘는 카네이션 꽃바구니는 찾는 고객이 거의 없어 1만 원대 이하 실속상품으로 진열해 놨다”며 “황금 대목이어서 어린이날 공휴일에도 문을 열었는데 방문 손님이 적어서 걱정이다”고 했다.
같은 날 찾은 서신동의 꽃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10년째 운영 중인 사장 A 씨는 “생화는 시간 지나면 시들어버리는데 팔리질 않으니 예약주문 받은 만큼만 소량 구매한다. 그마저도 조화 카네이션 용돈상자 등에 밀려 이색상품을 함께 진열해 매출을 충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5월 가정의 달’ 화훼 최대 성수기를 맞았지만 전북지역 화훼농가와 관련 소상공인(동네 꽃집) 모두 울상이다. 장기화된 코로나19, 물가상승 등에 ‘어버이날은 카네이션’ 공식도 옛말이 된 채 소비자들의 꽃 소비가 매년 줄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최근 카네이션 거래량은 3년 연속 감소세다.
어버이날 직전 일주일(4월 30일~5월 7일) 기준 2021년 거래량은 9만 6615단(평균가격 6518원), 2022년 7만 2607단(평균가격 8352원)이었다. 올해는 6만 1346단(6138원)으로, 전년보다 15.5% 감소했다. 전년보다 평균가격도 하락했는데 거래량도 줄었다.
전북지역 화훼직매장과 화훼농가도 타격이 상당하다.
지난 겨울부터 하우스 유지를 위한 전기·가스요금 등이 올라 유지·관리비는 늘었는데 거래량은 계속해서 줄어드는 탓이다. 카네이션 평균가도 예년보다 소폭 하락했고, 마스크 해제·각종 행사 재개 등으로 5월 꽃 소비를 기대했지만 화훼 경기 회복은 요원하다는 게 지역 화훼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북화훼직매장 관계자는 “생화 반응이 영 좋지 않다. 경기가 계속 침체니 기념일에 실속선물로 가는 것 같다”며, “김제 카네이션 재배농가도 줄었고, 코로나19 끝나면 일정부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버티던 곳들도 품종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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