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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38. 우리가 만드는 6학년

△글제목: 우리가 만드는 6학년

△글쓴이: 이하진 (전주 삼천남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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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은 다른 반보다 규칙이 너무 많고 까다롭다.

샤프 사용 금지, 계단 두 칸씩 올라가기 금지, 손들고 일어나서 발표하기, 복도에서 뛰기 금지 등등. 하지만 이런 것에 불만이 있는 게 아니다.

선생님…, 선생님 때문이다. 조금만 말해도 경고, 급한 볼일이 있어서 약간 뛰어도 경고이기 때문이다. 경고를 3개 받으면 반성문을 쓴다. 그리고 모둠별로 점수를 올리는 것이 있는데 그것마저도 우리에게 스트레스이다. 그래서 선생님께 없애 달라고 몇 번이나 건의했지만 선생님은 안 된다고 하셨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결국 반항하게 됐고 우리는 다 같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교무실로 갔다. 한 명 한 명씩 들어가 교감 선생님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학급에 규칙이 너무 많고, 선생님이 선생님 생각만 하고 부서별 체크리스트 때문에 친구를 감시하고 잘못된 행동이 있으면 체크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솔직히 바로 화내실 것 같았다. 겨우 그것 때문에 왔냐고 말씀하시면서.

하지만 나의 마음을 읽으셨는지 내 손을 잡아주시며 따뜻한 말과 함께

“너의 생각을 다시 한번 정중하게 부탁하는 게 어떠니?”

라는 말을 해주셨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선생님께서 따뜻하게 차분하게 공감해 주시며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다.

그 말을 들은 우리는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 다 갔을 때 선생님과 6학년 협회실에서

“저희가 이런저런 것 때문에 힘들어요.”

라고 말도 하고 한층 더 선생님과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말하고 나니 선생님이 잘 생각해서 내일 말씀해 주신다고 하셨다. 친구들과 나는 우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 선생님이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좋았다.

다음날 선생님은 우리를 따로 불러서

“규칙을 빼는 것은 안 될 것 같고 그 대신 체크리스트는 빼줄게.”

라고 하셨다.

우리는 신이 나서

“네! 감사합니다.”

라고 말 한 후 학교가 끝나고 교무실로 가

“감사합니다! 교감 선생님.”

라고 말했다.

난 오로지 선생님은 선생님 생각만 하신다고 생각했지만,

‘선생님도 우리를 생각하시는구나!’

라고 느꼈고 선생님께 먼저 부탁하지 않고 바로 교감 선생님께 찾아간 우리가 부끄러웠다.

남은 한 학기 동안 선생님과 사이좋게 지내며 배려하고 행복하게 6학년을 마치고 싶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화)부터 9월 17일(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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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 #어린이 #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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