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지역 우체국, 위기가구 발굴에 힘써
'복지 등기'에 복지 지원사업 안내문 동봉해 배달
지자체는 집배원이 작성한 체크 리스트로 지원
도내 우체국 5곳 참여...순창, 전주, 남원, 정읍, 완주
집배원 업무량 걱정 있었지만"일이라고 생각 안 해"
위기가구도 "필요한 지원 받을 수 있어 사업 지속 원해"
21일 오전 9시. 도내에서 첫 번째로 복지등기우편서비스(이하 '복지 등기') 배달을 시행한 순창우체국 소속 임낙서(52) 집배원의 배달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이날 임 집배원의 첫 배달지는 바로 위기가구인 한 모(63) 씨의 집.
임 집배원은 한 씨에 초록색 봉투를 건네며 "어르신, 오래간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식사는, 건강은 어떠셔"라며 안부 인사를 건넸다. 이 봉투는 다름 아닌 '복지 등기'. 지자체와 지역 우체국이 위기가구의 비극적 사고나 고독사 등 유사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위기징후·독거가구에 보내는 복지 지원사업 안내문이 동봉된 등기다.
임 집배원은 한 씨에 안부를 물으면서도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마당부터 집안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아유, 아프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아요. 보이는 것처럼 집도 깨끗해요"라는 한 씨의 대답에 임 집배원은 PDA(개인용 디지털 단말기)를 통해 해당 가정의 주거 환경과 생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된 복지 정보 체크 리스트를 꼼꼼히 작성했다.
임 집배원이 작성한 체크 리스트는 작성과 동시에 지자체로 전달된다. 지자체는 체크 리스트를 토대로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필요에 따라 위기가구를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위기가구 발굴에 큰 역할을 하는 '복지 등기'는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4월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해 전국으로 확대·시행했다.
전북지방우정청도 지난해 도내 위기가구 수가 5만 8000여 가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복지 등기' 시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기준 도내 '복지 등기' 시행 우체국은 △순창우체국 △전주우체국 △남원우체국 △정읍우체국 △완주우체국 등 5곳이다.
'복지 등기'를 통해 지자체 인력과 시스템으로도 파악하지 못한 위기가구까지 파악이 가능한 만큼 전국뿐만 아니라 도내에서도 점점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 등기' 시행 초반에는 집배원의 업무량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집배원들은 '복지 등기'를 업무보다도 선행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집배원은 "'복지 등기'도 배달 업무에 해당하지만 한 번도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위기가구에 도움이 되는 업무이기 때문에 집배원이나 위기가구 입장에서도 반가움이 크다"고 말했다.
위기가구도 '복지 등기'를 반가워했다. 한 씨는 "'복지 등기'가 있어 참 좋다. 아무래도 지자체(행정)와 바로 연결돼 있어 정말 필요한 생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좋은 점이 많다. 사업이 계속 지속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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