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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이야기] 삼례문화예술관, 유혜인 작가 '꿈꾸는 해바라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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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인 작가 작품/.사진=이승우 작가 제공

식물학자가 아니라서 해바라기의 원산지는 모르겠으나 고흐의 편지에 의하면 페루라고 한다.

이는 고흐가 아를르에 머물 때 고갱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고갱이 어릴 적 살았던 페루의 꽃, 해바라기를 그려 축하를 대신하였다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도 미쳐버린 듯이 해바라기의 열풍이 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은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영화 해바라기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의 해바라기 열풍은 차라리 광풍이라 할만했다.

여인들의 신발에도 원피스에도 심지어는 머리핀에도 온통 노란 해바라기로 가득했었다.

요즘도 목단 그림과 함께 해바라기는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부를 이룬다는 속설이 있어 특히 매매가 잘 되는 그림이다.

처음 그림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바라기가 만만해 보여 쉽게 도전했다가 스케치 이후에는 바로 포기하는 꽃이 해바라기다.

꽃 이파리의 노란색에서의 명도와 채도의 변화도 만만치 않고. 겨우 꽃 이파리를 해결했어도 바로 씨방의 처리에서 꽉 막힌다.

또 해바라기는 여러 가지의 몸짓을 하고 있어 군집 된 해바라기를 그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들어가기에는 쉽게 보여 웃고 시작했다가 탄식으로 끝나는 꽃이 해바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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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인 작가 작품/.사진=이승우 작가 제공

태양을 향한 젊은 해바라기가 있는가 하면, 늙어서 고개를 숙인 해바라기, 이빨 빠진 해바라기 등 그의 몸짓과 표정은 다양해서 초보자에겐 거의 풀어내지 못하는 난제가 된다.

이런 해바라기 그림 60여 점으로 영화 해바라기에서처럼 해바라기의 물결을 이루어 낸 전시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유혜인 작가의 ‘꿈꾸는 해바라기’ 전이다.

그의 화력도 수십 년이니 이 어려운 것을 해내고 있다.

사실적 그림을 지향하는 목우회 계통의 회원만 해도 수백 명인 전미회 회장을 역임하고 원광대 동문회 성격의 노령회 회장도 역임하는 등 어느새 이 작가는 이 지역의 여류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혜인 작가의 해바라기는 내가 위에 열거한 난제들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그러면서 아직도 고뇌 속에 있다 한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제도와 규칙을 깨서 창작해야만 하는 그림쟁이의 숙명이니까. 독창성은 사회의 규범으로부터의 탈출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작업실에서 귀가하는 순간부터는 어머니고 할머니이니 일상을 벗어나는 상상은 작업실에 국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한 꽃들은 단일 색상으로 또는 호랑이와 토끼를 등장시켜 우화화하는 등 그림마다 개성 있게 그리려는 노력이 다양해서 좋았다.

아크릴 물감이 유행하는 시절인데도 이 작가는 아직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오일페인팅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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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인 #삼례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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